▲ 삼성 김기태/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삼성은 지난 6월 주축 선수들은 연이은 부상과 부진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팀 순위도 어느덧 9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 속에도 희망은 피었다. 데뷔 11년차 투수 김기태(29)가 난세영웅으로 떠올랐다.
김기태는 2006년 2차 3라운드 2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주로 불펜 투수로 나서다가 선발 자리가 구멍 나면 이를 메우는 '임시 선발'로도 뛰었다. 하지만 인상적인 호투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팀이 위기에 빠지자 '영웅'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11일 KIA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하는 등 6월 한 달간 4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했다. 외국인 투수 웹스터와 레온, 장원삼 등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더욱 반가운 김기태의 재발견이다. 다음은 지난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김기태와 일문일답.
-삼성의 새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스라는 단어는 부담스럽다.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런 호칭을 들으면 감사하긴 하지만, 더 책임감을 느끼고 에이스라는 단어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분발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달라진 계기가 있나.
"선발로 2경기에 나서다가 5월 말에 2군에 내려갔다. 그때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부담이 있었다. '이걸 꼭 해내야겠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몸에 힘도 들어가고, 밸런스도 안 좋았다. 2군에 내려가서 양일환 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하면서 느낀 게 많다. 몸에 힘을 빼고 부담을 떨쳐 내면서,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하던 대로 하려고 하니 결과도 좋아지고 제구력도 좋아진 것 같다."
-'몸에서 힘을 뺀다'는 게 말만큼 쉽지 않을 텐데.
"어렵다.(웃음) 하지만 선발 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서 5이닝을 확실히 책임지면 그 뒤는 동료들이 있다. 선후배들이 있으니 내 것만 제대로 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편하게 던지니까 제구가 왔다갔다 하는 것도 없고, 운도 잘 따르는 것 같다."
-야구가 잘 되고 있어서 요즘은 더 즐거울 것 같다.
"좋다.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니까 나도 너무 기쁘고. 이 기쁨과 행복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초심 잃지 않고 많이 배워야 한다."
-올해 팀 성적은 아쉬운데.
"우리 삼성은 위기 때 강한 면이 있다. 날도 더워지니까 이제 더 올라오지 않을까 믿고 있고, 삼성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자기 몫만 잘 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쭉쭉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팀이 일어서는데 큰 역할을 해야할 텐데.
"그렇게만 된다면 나도 좋고, 팀에서도 좋을 것 같다.(윳음) 더 잘 해야 한다."
대구=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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