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시엘 푸이그가 직접 찍은 류현진/사진=LA 다저스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LA 다저스가 투수왕국의 면모를 되찾는다. 류현진(29)과 브랜든 매카시(33)가 오랜 부상에서 돌아오면서다. 허리 디스크 증세를 보여 15일자 부상자명단(DL)에 들어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8)가 합류하는 대로 다저스 선발진은 자기 색깔이 뚜렷한 7명의 선수들이 치열한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명불허전 에이스 커쇼
다저스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 5게임차 뒤진 지구 2위(와일드카드 1위)로 선전할 수 있었던 데는 커쇼의 변함없는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디스크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커쇼는 당장 무리할 필요가 없다. 후반기에 맞춰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전반기 통증을 안고 뛰었음에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79), 이닝당주자허용(WHIP) 1위(0.73), 최다이닝 2위(121이닝), 탈삼진 3위(145개) 등의 성적을 남겼다.
◇ 류현진, 구속 2마일과의 싸움
류현진은 오는 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홈 경기를 통해 복귀한다. 정규시즌 기준 2014년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1이닝 4실점) 이후 약 22개월만이다. 어깨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의 재기 여부는 상당부분 구속과 연관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단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을 146km까지 끌어올렸다. 전력 피칭 시 통증 재발이 없는 가운데 구속을 2마일(3~4km) 정도 더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아니면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어 과거 제이미 모이어(54)식의 생존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반기 2선발 마에다 켄타
잭 그레인키(33ㆍ애리조나)가 이적하고 류현진과 매카시가 빠진 다저스 선발진에서 전반기 내내 2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마에다의 공로는 컸다. 마에다는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90마일(145km)로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2가지 형태의 슬라이더를 곁들여 칼 같은 제구로 바깥쪽을 줄기차게 공략한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7승(5패)에다 평균자책점 2.82 WHIP 1.09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다만 왜소한 체격의 마에다는 후반기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소지가 있다.
◇ 점점 좋아지는 캐즈미어
스캇 캐즈미어(32)는 첫 9경기(3승 3패 5.23)와 최근 8경기(4승 무패 3.35)가 완전히 다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유망주 시절 100마일(161km)을 던졌던 좌완 캐즈미어는 올 시즌 평균구속이 91.5마일(147km)로 내려왔지만 경험이 풍부한 투수로 웬만해선 자기 몫을 해줄 투수다. 전체 투구의 49.6% 비중을 차지하는 주무기 투심이 위력적이고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이 잘 들어가는 날엔 좋은 결과를 얻는다. 탈삼진 능력(94.2이닝 101탈삼진)도 여전해 부상만 없다면 선발에서 빠질 가능성이 적다.
◇ 매카시 아직은 '글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돌아온 201cm 우완 꺽다리 투수 매카시는 복귀전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무실점 경기보다 더 좋은 건 내용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3마일(150km)에다 특유의 싱커가 91.8(148km)마일을 기록할 만큼 발군이었다. 수술 전 좋았던 모습을 거의 회복했다고 볼 수 있으나 아직은 2~3경기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진단이다.
◇ 좌타자 극복 노리스
버드 노리스(31)는 거듭된 선발투수들의 부상으로 지난 1일 애틀랜타에서 긴급 수혈된 투수다. 휴스턴 시절 영건 에이스였던 그는 볼티모어로 이적한 뒤 좌타자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며 무너져 내렸다. 구원투수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은 끝에 다시 선발로 나선 지난 6월 5일 이후 3승 1패 평균자책 1.78로 살아났다. 구위는 여전히 좋은 노리스가 선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패스트볼-슬라이더와 함께 좌타자를 잡을 체인지업의 구사 비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
◇ 강등되는 유리아스의 반격 시점
데이브 로버츠(44) 감독은 복귀가 확정된 류현진이 훌리오 유리아스(20)의 자리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마이너리그 행을 통보 받은 유리아스는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될 결정이었다"면서도 "좋은 경험이었고 최선을 다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투지를 다졌다. 만 19세 유리아스는 커맨드(경기운영)에서 미숙함을 드러냈지만 구위만큼은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평균 93마일(150km)의 패스트볼은 묵직했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한 비율로 잘 섞어 던졌다. 큰 무대를 한번 경험하고 절치부심할 유리아스의 반격은 후반기 이후 전개될 선발 경쟁의 최대 변수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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