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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테러범은 젊은 고학력 중산층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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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테러범은 젊은 고학력 중산층 자녀

입력
2016.07.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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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 홀리 아티잔 베이커리 테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다카=로이터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 홀리 아티잔 베이커리 테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다카=로이터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다카 굴샨구역 식당 ‘홀리 아티즌 베이커리’에서 1일(현지시간) 인질 20명과 경찰관 2명을 살해한 테러범 중 5명의 신원이 공개된 가운데 이들 대부분이 중산층 가정 출신 고학력자로 밝혀졌다.

미르 사메흐 무바시르(18)의 아버지 미르 하이에트 카비르는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아들일 리 없다”며 울먹였다. 카비르에 따르면 무바시르는 2월 29일 집을 나선 후 돌아오지 않았다. 무바시르는 다카 내 명문 국제학교인 스콜라스티카스쿨을 다녔으며 이 학교는 영어와 벵골어를 균형 있게 사용해 가르치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외국계 기업 이사인 카비르는 자신의 집안을 중상류집안으로 소개했다. 그는 “기회가 온다면 내 목숨을 걸고 이 일을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이 밝혀진 다른 테러범 니브라스 이슬람(24)과 로한 임티아즈(20)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와도, 가난과도 무관한 중산층 자제였고 영어로 가르치는 사립학교를 다녔다. 특히 임티아즈는 집권당 아와미연맹의 다카 지부 간부인 S.M. 임티아즈 칸 바불의 아들로 밝혀졌다. 다카에 있는 싱크탱크 방글라데시기업연구소의 파이즈 소브한은 “이들은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카페를 돌아다녔고 스포츠에 심취했으며 페이스북 계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초 방글라데시 정부가 공개한 테러범 중 나머지 2명의 신원은 카이룰 이슬람 파옐과 사이풀 이슬람 초우드리였다. 파옐은 마드라사(이슬람 종교학교) 출신으로 일용직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우드리는 홀리 아티즌 베이커리의 직원으로 점주와 동료 직원들이 그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경찰은 그가 테러 진압 과정에서 잘못된 공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 중이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부족함 없이 살아온 청년들이 극단주의 테러에 가담한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혀 새로운 사례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런던 퀸메리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부유층 자녀이며 높은 수준의 세속주의 학교에 다닐수록 오히려 극단주의에 공감을 표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공학자 지샨 우스마니는 조지워싱턴대학,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한 이들의 신원을 분석한 결과 70% 이상이 중산층 이상 가정 출신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여전히 테러집단의 IS 연계를 부정하고 자마툴 무자헤딘 방글라데시(JMB)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사잔 고헬 아시아태평양재단 국제안보담당 이사는 “의미 없는 구분”이라며 “JMB는 사실상 IS의 이념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글라데시 당국은 생포된 테러범 1명과 다른 1명을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또 AP통신에 따르면 경찰당국이 구조된 생존인질 13명 중 5명을 귀가시키지 않고 있어 이들 중 일부가 테러 공범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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