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편중 인사ㆍ정운호 게이트 등 놓고
여야 대정부 질문서 고성 지르며 파행
‘일하는 국회’와 ‘협치’를 강조한 20대 국회가 첫 대정부 질문부터 막말ㆍ고성으로 파행하는 구태를 반복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앞에서 국회의원끼리 싸움을 벌인 것은 드문 일이다.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5일 세 번째 질의자인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황교안 총리에게‘영남 편중 인사’를 추궁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질문만 하라”고 항의한 게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을 지목하며 “질문하는데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받아쳐 사태가 커졌다. 이후 소란이 가라앉는 듯 했지만 김 의원이 상시청문회법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 여당 의원들은 다시 항의했고, 김 의원이“총리의 부하직원인가”라고 비판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김 의원은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어떻게 대전시민은 이런 사람을 의원이라고 뽑아 놨나”라고 했고, “김순례 (새누리당) 의원은 공부 좀 더 하세요”라고도 했다. 이 의원이 “대전시민에게 사과하라”고 항의하자 김 의원 입에서“저질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국회의원 하는 것이 창피해 죽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정진석ㆍ우상호ㆍ박지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단상으로 나와 중재를 시도했지만 불발되면서 본회의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파행됐다. 약 3시간 후인 오후 2시 30분쯤 김 의원이 유감을 표하며 질의가 재개됐지만 이장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민의 명예를 훼손한 김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면서 윤리위 제소 방침을 밝혀 불씨는 남아 있다.
여야의 신경전은 첫 주자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이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의혹 및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부실수사를 들어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새누리당 조원진ㆍ이은재 의원 등이 야유를 보냈다. 이 의원은 첫 질의 때부터 “아우, 창피해. 그게 질문이냐”등의 야유를 보내 야당 의원들의 원성을 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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