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브렉시트 정국을 이끌어갈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안드레아 레드섬(53) 에너지 차관이 브렉시트파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투표 당시 브렉시트 진영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시장이 레드섬 차관을 지지하면서다.
존슨 전 시장은 4일(현지시간) 레드섬 지지를 선언하면서 “레드섬은 탈퇴파와 잔류파 양 진영을 짧은 시일 내에 단합시킬 것”이라며 “레드섬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존슨 전 시장의 지지는 자신을 배신하고 총리 경선에 출사표를 낸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EU 탈퇴파이자 존슨 전 시장의 측근으로 꼽혔던 고브 장관은 지난달 30일 “존슨은 총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존슨 전 시장의 레드섬 차관 지지 선언으로 경선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경선 유력 후보로 꼽히는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보수당 의원 331명 중 104명, 고브 장관 27명, 스티븐 크랩 고용연금장관 23명, 레드섬 차관 21명,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이 11명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전 시장의 지지 발언에 따라, 고브 장관이 큰 타격을 입고 레드섬 차관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114명의 의원이 여전히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아 전망은 불투명하다.
현지 언론들은 ‘포스트 캐머런’을 가리는 이번 경선은 금융계 출신의 두 여성 후보들의 맞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 장관은 옥스퍼드대 졸업 후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에 입사해 12년간 금융 컨설턴트로 일했다. 레드섬 차관도 워릭대 졸업 후 금융업계에서 25년간 종사했다.
보수당 의원 331명은 5일과 7일, 12일 한 차례씩 투표해 최저 득표자를 한 명씩 걸러내는 방식으로 총리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이후 15만 명의 보수당 당원들이 두 후보를 놓고 9월 8일까지 우편투표를 통해 차기 총리가 될 당대표를 선출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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