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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팬들 젊고 에너지 넘쳐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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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클래식 팬들 젊고 에너지 넘쳐 특별”

입력
2016.07.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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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8일 서울시향과 슈만 협주곡을 앞두고 작품을 설명하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왼쪽). 서울시향 제공
7월 7,8일 서울시향과 슈만 협주곡을 앞두고 작품을 설명하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왼쪽). 서울시향 제공

“이렇게 매력적인 테마를 갖고 35분을 끌어가죠. 한 음, 한 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완벽한 작품이에요.”

4일 저녁 8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 5층. 연습실을 빼곡하게 메운 관객 앞에서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29)이 슈만 협주곡 주제부분을 연주하며 설명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무료행사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에서 그가 정식으로 선보인 곡은 쇼팽 녹턴 20번. 그의 연주를 보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102명의 관객, 음악평론가 황장원 씨 등 음악계 관계자들이 행사를 찾았다. 이날 사회를 본 박제성 음악평론가는 “피아노는 건반 누르고 뗄 때의 사운드를 통해 음색이 결정되는데, 크리스토퍼 박은 이를 잘 알고 있는 같다. 특히 건반 뗄 때 소리가 퍽 매력적이다”고 평했다.

한국계 독일 연주자 크리스토퍼 박이 7,8일 세계적인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지휘로 서울시향과 슈만 협주곡을 연주한다. 조성진이 협연하는 15일 정기공연과 더불어 올 한 해 서울시향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연주회다. 행사 후 연주자 대기실에 만난 그는 “관객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 알 수 있어 곡 해석이나 감상 포인트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랑랑, 리사 바티아쉬빌리 등이 받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축제 ‘레너드 번스타인 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올해 유럽콘서트홀협회 라이징 스타에 선정돼 유럽 주요 도시 콘서트홀 데뷔를 앞두고 있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 서울시향 제공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 서울시향 제공

한국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일곱 살에 우연히 피아노를 시작해 열두 살에 자르 대학에 조기 입학, 열여섯에 졸업했고 국제 콩쿠르에서도 여러 번 우승ㆍ입상했다. 2010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의 앨범 ‘슬픈 노래’의 피아노 협연자로 한국 팬들에게 신고식을 치렀고, 같은 해 독주 앨범 ‘러시안 트랜스크립션’을 내며 한국 데뷔무대를 치렀다. “용재 오닐 팬 중에 젊은 여성들이 많더라”고 농을 던진 그는 “틈날 때마다 다른 클래식 공연도 찾아봤는데, 한국은 유럽보다 클래식 팬들이 더 젊고 에너지 넘친다. 한국에서 관객을 만나는 건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스승 레프 나토체니로부터 레프 오보린(1907~74)의 러시아 학파를, 요하임 폴크만으로부터 빌헬름 캠프(1895~1991)의 독일 학파를 전수 받았다. “두 나라 언어만큼이나 음악도 다르죠. 러시아 음악이 열정적이고 충만하다면 독일 음악은 훨씬 구조적이고 날이 서있죠. 두 스승의 접근방식을 생각하면서 연주해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 작품을 연주할 때 “밝은 톤과 색채감, 힘을 갖춘” 피아노를 골랐다면 이번 슈만 협주곡에서는 “여러 층위의 음악적 색감을 가진” 피아노를 고르는 식이란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 서울시향 제공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과의 협연은 처음이지만, 지휘자 에센바흐와는 2011년 유럽 한 음악축제에서 만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대에서 함께 했다. “에센바흐가 피아니스트 출신의 지휘자라 솔로 연주자에 대한 음악적 이해가 남다르다”며 “피아노 연주를 오케스트라가 편안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다”고. “무대에 선 연주자의 목표는 똑같아요. 작곡가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고 관객과 교감하는 거죠. 오늘 행사처럼만 됐으면 하는데, 지원군(오케스트라, 지휘자)이 있으니 본 공연이 더 좋겠죠?” 1588-1210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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