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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안 되는 친박… 최경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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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안 되는 친박… 최경환의 딜레마

입력
2016.07.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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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정병국 등 비박계 후보

단일화 여지 미리 열어뒀지만

친박 이주영, 이정현은 완주 의지

분열 상태로 승리 장담 못하고

총선 책임론, 대통령 레임덕 시선

불출마 선택도껄 쉽지 않아 고심

[저작권 한국일보] 최경환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 최경환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누리당 8ㆍ9전당대회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최 의원은 이번 주중 출마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나, 어떤 선택을 하건 정치적으로 부담스런 처지다.

3일까지 당 대표 후보로 비박계에선 개혁성향의 3선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이, 친박계에선 5선의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비박계이자 원조 소장파 출신 정병국 의원(5선ㆍ경기 여주ㆍ양평)도 10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정현 의원(3선ㆍ전남 순천) 역시 날짜를 저울질하며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최고위원 리그에선 강석호 의원(3선ㆍ경북 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이 이날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의 여지를 열어둔 비박계와 달리 친박계는 사정이 복잡하다. 당권주자들이 모두 ‘중도하차나 교통정리는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이주영 의원은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못을 박았고, 이정현 의원도 “후보 단일화를 무엇 때문에 하느냐”고 되물으며 가능성을 차단했다. 최근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의 ‘KBS 보도 외압’ 의혹이 터졌지만, 그의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

친박계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친박계인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의 결정이 더뎌지는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 의원은 최근 잇따라 친박계 의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내 개인적으로는 전대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다소 모호한 표현으로 고심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최 의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출마를 하면 반드시 당선돼야 하지만, 친박 후보가 분열된 상태로는 쉽지 않은 탓이다. 더구나 원내 당협위원장인 현역 국회의원은 친박계가 60%인 70여명 정도로 과반이지만, 원외 당협위원장들까지 합하면 수적 우세를 단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대구ㆍ경북을 제외하면 ‘친박 당권론’에 동의할 당원이나 대의원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렇다고 최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하기도 녹록지 않다. 총선 책임론을 인정했다거나 당내 지형상 불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계에 ‘제2의 최경환’ 같은 존재만 있어도 불출마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최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그것 자체로 레임덕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런 논리로 최 의원에게 출마를 설득하거나 ‘자체 교통정리’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 일부 주자들은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당 대표는 당원과 대의원, 국민이 선택하는 자리”라며 “누가 누구에게 나오라 마라 한다거나, 누가 나가면 누구는 나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자체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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