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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참상 알린 작가 엘리 위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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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참상 알린 작가 엘리 위젤 별세

입력
2016.07.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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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뉴욕 사무실에서 사진 촬영에 응한 엘리 위젤. 연합뉴스
2012년 미국 뉴욕 사무실에서 사진 촬영에 응한 엘리 위젤. 연합뉴스

홀로코스트(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대계 작가 엘리 위젤이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타계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작가이자, 기자, 교수로서 한 평생 홀로코스트 증언에 공헌했다. 또 “침묵은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큰 죄악”이라며 “나와는 상관없다는 식의 무관심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1928년 루마니아에서 1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난 위젤은 15세 때 가족과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는 비극을 겪었다. 수용소에서 부모와 여동생을 잃은 그는 전쟁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소르본대에서 공부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험을 토대로 60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는데 그 중 첫 번째 저서가 1955년 이디시어(유대인 언어)로 발표한 ‘밤’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이다. ‘밤’은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표현한 가장 중요한 저작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이후 프랑스, 영어 등 30여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고인은 1986년에 평화와 속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 던진 메시지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6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위젤은 시티칼리지 보스턴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노년에도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을 오가며 활발한 홀로코스트 증언 활동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위젤은 유대인에 대한 반감에만 저항한 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증오, 편견, 불관용과 싸웠다”며 “우리 모두에게 같은 일을 하라고, 우리 자신을 서로 돌아보라고, 다시는 참극이 재발하지 않게 하라고 애원했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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