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퇴근 후 밤늦도록 4, 5시간 동안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며, 요즘은 보고서를 읽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종종 새벽 1시가 넘어서도 참모들에게 ‘아직 안 자고 있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퇴근시간 이후에도 자주 집무실에 남아 업무를 계속한다. 지난달에는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이 오전 0시 30분에 ‘실무진이 작성한 연설문 초안을 다듬어 놨으니 아침에 출근하는 대로 보라’는 요지의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고 NYT는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심야에 올랜도 테러에 대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을 3시간에 걸친 수정 작업을 거쳐 연설문에 첨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도 자신을 ‘올빼미’라고 부른다. 일과를 마치고 백악관 내 거처로 퇴근하는 그는 오후 6시 30분 보통 가족과 저녁식사를 한다. 집권 초기에는 개인 요리사였던 샘 카스와 식사 후 당구를 즐기고 두 딸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지만, 딸들이 장성한 최근엔 그렇지 않다. 대신 식사 후 개인집무실 ‘트리티 룸’으로 직행한다. 이 방에서 그는 혼자 심야까지 시간을 보내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곤 한다. 톰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엄청난 분량의 안보 관련 보고서를 밤새 꼼꼼히 읽은 뒤 각종 질문과 코멘트 등이 첨부된 이메일을 출근 전에 보내놓곤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일은 밤 10시면 어김없이 취침하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친구들과 통화하며 저녁을 보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사뭇 대조된다.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은 “역대 대통령들은 주로 타인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곤 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달리 혼자 집무실에 머물며 업무에 집중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o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