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윔블던 최대 이변이 일어났다. 메이저 5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29ㆍ세르비아)가 대회 3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는 3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 41위의 샘 쿼리(29ㆍ미국)에게 1-3(6-7 1-6 6-3 6-7)으로 졌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린 조코비치는 최근 메이저 대회 30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을 시작으로 US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등 최근 메이저 대회 4개를 연달아 휩쓸었다. 1939년 돈 버지(미국) 이후 77년 만에 5개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연속 우승을 꿈꿨던 조코비치는 윔블던 3회전에서 그 꿈이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전날 1, 2세트를 쿼리에게 연달아 내준 상황에서 일몰로 경기가 중단돼 이날 3세트부터 경기를 재개했다. 3세트 시작부터 5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대반격을 하는 듯했으나 4세크 타이브레이크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이날 패배로 2009년 윔블던부터 이어온 메이저 28개 대회 연속 8강 이상 진출 행진도 멈춰 서게 됐다.
반면 쿼리는 2010년 윔블던과 US오픈 이후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메이저 대회 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경기를 마친 뒤 “쿼리가 나보다 더 잘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19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 이후 테니스 사상 두 번째 ‘골든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조코비치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찾고 싶다”며 “최근 메이저 대회 4회 연속 우승을 해냈지 않느냐”고 애써 패배의 아픔을 달랬다.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을 모두 석권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은 남자 테니스에서는 아직 달성한 선수가 없다. 또 이날 패배로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남자 테니스에서 한 해에 4대 그랜드 슬램 단식을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이 올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무산됐다.
“몸 상태가 100%였느냐”는 질문에 조코비치는 “그렇지 않기는 하지만 그 얘기를 하기에 적당한 시기와 장소가 아니다”라며 패배의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2위인 앤디 머레이(29ㆍ영국)는 존 밀먼(67위ㆍ호주)을 3-0(6-3 7-5 6-2)으로 따돌리고 16강에 진출했다. 조코비치가 탈락하면서 머레이와 로저 페더러(35ㆍ3위ㆍ스위스)가 이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커졌다. 4위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은 이 대회에 불참했고, 5위 스탄 바브링카(31ㆍ스위스)는 2회전에서 패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