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한 미네소타 박병호(30)가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팀이 그를 내세워 진행하려던 '발코니 데이'도 취소됐다.
AP통신은 3일(한국시간) '미네소타의 한국 관련 마케팅이 중단됐다. 미네소타는 시애틀 이대호나 피츠버그 강정호처럼 한국인 타자를 영입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를 해왔다. 구단은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마쓰이 히데키(은퇴), 추신수(텍사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아시아 출신 타자들을 통한 성공 사례를 봐왔다"고 전했다.
미네소타는 오는 6일 오클랜드전에서 박병호의 발코니 데이를 진행하려고 했다. 발코니 데이는 외야의 발코니 좌석을 구매하면 박병호가 그려진 티셔츠를 제공하고, VIP 패키지를 사면 경기 전 박병호와 만남을 갖는 이벤트다. 하지만 행사의 주인공인 박병호가 지난 2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이벤트가 취소됐다. 박병호를 영입하며 장타력은 물론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했던 미네소타는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AP 통신은 '이치로는 아시안 스타가 미국에서 뛴 첫 해부터 성과를 낸 흔치 않은 사례'라면서 '그의 마케팅 파워는 계속 유지돼 왔다. 최근 피터 로즈의 최다 안타 기록을 뛰어 넘었다. 이치로 때문에 마이애미의 경기는 일본에 생중계 되고 있다. 마이애미 관계자는 일본에서 아시아 시장과 관련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프로야구 스타 출신인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첫 해 신인왕과 MVP 등을 따냈고, 최근까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박병호는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무대에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홈런 타자로 자리 잡은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출발은 좋았지만, 이내 약점이 드러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6월 타율 0.136, 3홈런 6타점에 그치는 등 시즌 타율은 0.191까지 떨어졌다. 빠른 볼에 적응하기 위해 타격폼을 여러 차례 수정했지만, 부진은 더 심해져 결국 마이너리그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팀 성적도 박병호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더해준 것으로 보인다. 팀의 중심 타자로서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묶이면서 '박병호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박병호에게 단순히 빠른 볼에 대한 대처법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회복이 더 필요한 이유다.
AP 통신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환영할 것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동안 25인 로스터 합류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빅리그에 잘 적응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병호는 이날 마이너리그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인 로체스터 소속으로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 NBT 뱅크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라큐스 치프스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나와 3타수 2안타 2사사구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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