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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태환 파문' 대한체육회는 결단하고 책임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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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태환 파문' 대한체육회는 결단하고 책임지라

입력
2016.07.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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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환.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27)이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염기창 수석부장판사)는 박태환이 지난 달 신청한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 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의 수영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 제6호에 의한 결격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며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지위가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어찌 보면 예상했던 결과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올해 3월 징계가 끝났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 등으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제5조 제6호)을 내세워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일찌감치 '이중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약물 복용과 관련해 6개월 이상 징계를 받은 선수는 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은 해당 선수에 대한 가중 처벌'이라고 권고했다. 동부지법 재판부 역시 "이 사건은 과거행위인 (박태환의) 도핑을 이유로 국제대회 참여를 제한한 것인데, 이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내린 징계와 별도로 다시 징계를 하는 것으로 WADA코드에 반하는 결격 사유"라고 사실상 '이중처벌'임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도핑은 선수의 기본 덕목인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므로 어린 선수들에 대한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엄중한 처분이 필요하다"며 "클린 스포츠를 하기 위해서는 약물 규정이 특히 엄격해야 한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CAS 판결의 수용 여부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지난 5월19일 본지와 통화에서 'CAS 결정에 따라 박태환이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있는가'를 묻자 "예단할 수 없다"며 "그 때 가서 논의해야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1일 동부지법의 판결이 나오자 대한체육회측은 "다음 주 초 CAS의 처분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법원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여부는 CAS의 최종 처분에 따라 확정될 전망이다. 2011년 권고 사항이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CAS 역시 국내 법원처럼 박태환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제 남은 것은 대한체육회의 결단이다. 국내 법원과 CAS의 결정에 따라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다는 발표만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중처벌'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원칙을 고수해 선수와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나아가 '국제적 망신'까지 초래한 데 대해 책임 있는 해명과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대한체육회의 조치로 인해 박태환이 그동안 심적으로 고통 받고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었다는 점도 가볍게 지나칠 수 없다. 다음 주 CAS의 최종 처분이 나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허용해 훈련에 전념할 수 있게 할 필요도 있다.

과연 다음 주 초 CAS의 처분이 나왔을 때 대한체육회가 이번에는 어떤 명분을 내세우며 최종 결정을 발표할지 궁금하다. 수영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확정(7월8일)은 고작 일주일 남았고, 리우 올림픽 개막(한국시간 8월6일)도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신화섭 기자 evermyt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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