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서 발언권 커져…채무국 정보 파악도 쉬워질 듯
한국이 국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Paris Club)'에 가입함에 따라 신흥국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에 대비한 안전판을 확보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1일(현지시간) 최상목 1차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클럽 60주년 기념식 및 한국 가입 서명식'에 참석, 파리클럽 가입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파리클럽은 공적 채권의 채무재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20개 선진 채권국들의 비공식 협의체다.
비공식 협의체인 만큼 법적 지위를 갖지는 않지만, 합의록에 서명한 참가국을 구속한다는 점에서 준공식기구로 볼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 총 20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는데, 한국은 21번째 회원국이자 선진국이 아닌 첫 회원국이 됐다.
파리클럽은 채무국이 공적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없는 구조적 어려움이 생길 때 비공식적으로 채무 재조정을 논의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한국은 채무 재조정 때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외 공적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대외채권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수출채권 등 대외 공적채권이 증가하는 정부로선 신흥국 디폴트 리스크에 대비하기 방안으로 파리클럽 가입이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외순채권은 1997년 637억 달러 적자까지 떨어졌다가 2000년에 흑자로 전환하고서 지난해 3,222억 달러까지 늘었다.
아울러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과 파리클럽이 긴밀하게 공조하기 때문에 채무국의 경제동향과 전망에 대한 정보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 차관은 전날 가입식에서 "1950년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한국이 아픈 역사를 딛고 경제 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기존 선진국이 아닌 국가로서 파리클럽에 참여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채무국들이 한국을 보며 자신들도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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