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그룹 비자금 관련 의혹도 조사
검찰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74) 롯데복지ㆍ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입점업체로부터 20억원대의 뒷돈을 챙긴 정황을 포착했다. 신 이사장은 1일 롯데그룹 오너 일가 중에서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오전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 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롯데면세점 입점 및 매장위치 변경 등의 청탁을 받고 정운호(51ㆍ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15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의 아들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신 이사장이 운영하는 명품 수입업체 BNF통상을 통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신 이사장의 측근인 이효욱 BNF통상 대표를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이날 신 이사장이 백화점매장 입점 대가로 초밥집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로부터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등 3,4개 업체에서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 전반에 대해 캐물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챙긴 돈이 2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여부도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신 이사장의 개인비리는 물론 롯데그룹 전반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룹 비자금과 관련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그러나 뒷돈 수수 등 제기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이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기 앞서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검찰에서 다 말하겠다”고 밝혔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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