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서 키운 마술사의 꿈을 베트남 초등학생들에게 펼쳐 보일 생각을 하니 설렙니다.” 소년원 출신 배모(22)씨는 베트남으로 해외 자원봉사를 떠나기 전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함께 떠나는 고모(21·여)씨도 “호텔조리학과에서 배운 한국 전통음식을 현지 아이들과 만들면서 우수한 우리의 음식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법무부는 2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소년원 출원생 20명이 베트남 하이즈엉성으로 해외 자원봉사 활동을 떠난다고 1일 밝혔다. 하이즈엉성 지역은 수도 하노이에서 약 2시간 떨어진 농촌 마을이다.
이들은 타이떤 초등학교의 노후화된 시설을 고치고, 담벼락에 벽화를 그린다. 현지 학생들을 상대로 마술·동요 등도 가르친다. 베트남 주민에게 제기차기, 윷놀이 등 전통 놀이와 한복 등 전통 의상을 소개하는 한국 문화 알리기에도 나선다.
법무부 관계자는 “참가자 대부분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나 방황하던 중 비행을 저지르고 소년원에서 들어갔지만, 이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에 성공해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한국소년보호협회가 주관하고, 실크로드시앤티(회장 박민환)가 후원하는 이번 활동은 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며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하고자 마련됐다.
이영면 법무부 소년과장은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견문을 넓히고 긍정적인 사고로 내면을 변화시킬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면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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