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코트 배정 논란에 휩싸였다.
비너스 윌리엄스(36ㆍ8위ㆍ미국)가 1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경기에서 18번 코트를 배정받아 논란이 불거졌다. 올잉글랜드 클럽에는 총 19개의 잔디 코트가 있다. 그 중 시설과 관중 수용 규모가 가장 큰 센터 코트에서는 결승전과 유명 선수들의 경기 등 관중이 많이 몰리는 경기가 열린다.
하지만 윔블던 대회에서만 단식 5회, 복식 5회 등 통산 10회 우승을 차지한 윌리엄스가 센터코트가 아닌 18번 코트에서 단식 2회전 경기를 치르게 한 것은 전직 챔피언에 대한 예우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번 코트는 782명이 들어갈 수 있는 소규모 코트인데다 외진 곳에 있어 “경기가 끝나고 센터 코트까지 가려면 헬리콥터가 필요하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정작 윌리엄스는 “선수에 대한 예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언제 어디서라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남자 단식의 앤디 머레이(29ㆍ2위ㆍ영국)는 “비너스가 그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다소 놀랍다”고 말했다.
다만 윌리엄스는 남녀 선수 간의 센터 코트 경기 비율은 비슷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나흘간 진행된 윔블던 대회 센터코트 경기 배정 현황을 보면 남자 단식이 7경기, 여자 단식은 8경기로 오히려 여자 경기가 더 많이 열렸다.
남녀 차별 논란 이외에도 여자 선수들 사이에서 미모가 돋보이는 선수들이 센터 코트에 더 자주 배정받는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이번 대회에서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른 가르비녜 무구루사(23ㆍ2위ㆍ스페인), 카밀라 조르지(24ㆍ67위ㆍ이탈리아), 유지니 부샤드(22ㆍ48위ㆍ캐나다), 스베타나 피론코바(28ㆍ71위ㆍ불가리아) 등은 빼어난 외모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부샤드는 두 경기 모두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치렀다.
한편 올해 프랑스 오픈 우승자인 무구루사는 2회전에서 야나 세펠로바(23ㆍ124위ㆍ슬로바키아)에게 0-2(3-6 2-6)로 덜미가 잡혔다. 세펠로바가 무구루사를 꺾는 데는 불과 5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윔블던 1회전에서 당시 3위 시모나 할렙(25ㆍ루마니아)을 물리쳐 이변의 주인공이 됐던 세펠로바는 올해에도 무구루사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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