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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침묵속 ‘신성’산체스가 포르투갈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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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침묵속 ‘신성’산체스가 포르투갈 살렸다

입력
2016.07.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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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일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 2016 폴란드와 8강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마르세유=AP 연합뉴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일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 2016 폴란드와 8강에서 경기가 안 풀린다는 듯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마르세유=AP 연합뉴스

포르투갈의 행운이 어디까지 이어질 까.

포르투갈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유로 2016 8강전에서 폴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가까스로 눌렀다. 전반 2분 폴란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8ㆍ바이에른 뮌헨)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33분 포르투갈 헤나투 산체스(19ㆍ바이에른 뮌헨)가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폴란드 4번 키커 야쿱 블라지코프스키(31ㆍ피오렌티나)의 슛을 골키퍼 루이 파트리시오(28ㆍ스포르팅 리스본)가 막아내 포르투갈이 5-3으로 이겼다. 포르투갈은 유로 2012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썼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준결승 진출은 실력보다 운이 따라준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무에 그치며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16강에 턱걸이했다. 16강에서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연장 후반 막판 히카르두 콰레스마(33ㆍ베식타스)의 결승골로 1-0 힘겨운 승리를 챙겼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며 1승4무(승부차기 승리는 공식기록상 무승부)다. 3골씩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펼친 헝가리와 조별리그 3차전을 뺀 4경기 합쳐 2골뿐이다. 또한 대진표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강호가 잔뜩 모인 쪽을 절묘하게 피해 비교적 약체들만 상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도 기대 이하다. 그는 폴란드전에서 여러 차례 기회를 놓쳤다. 후반 10분 나니(30ㆍ페네르바체)의 패스를 어이없는 왼발 슛으로 연결했고 후반 40분 절묘한 로빙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헛발질하며 고개를 숙였다. 호날두는 경기 도중 여러 차례 허탈하게 웃고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승부차기 1번 키커로 깔끔하게 슛을 성공해 체면은 지켰다.

폴란드를 상대로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헤나투 산체스(오른쪽). 마르세유=AFP 연합뉴스
폴란드를 상대로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헤나투 산체스(오른쪽). 마르세유=AFP 연합뉴스

포르투갈 팬들은 동점골의 주인공인 ‘신성’ 산체스의 맹활약에 위안을 삼고 있다.

1997년생으로 올해 만 19세인 산체스는 호날두와 띠동갑이다. 포르투갈 최연소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에 부름을 받아 처음 선발로 나서 맹활약했다.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나니와 2-1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폴란드의 골문을 열었다. 18세 317일에 득점을 기록하며 유로에서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2004년 요한 폰란텐(30ㆍ스위스)의 18세 141일이 최연소, 같은 대회 웨인 루니(31ㆍ잉글랜드)의 18세 237일이 2위다. 그러나 유로 토너먼트만 따지면 산체스가 최연소 득점자다. 승부차기에서도 호날두에 이어 2번 키커로 나선 산체스는 오른발로 대담하게 골대 왼쪽 구석을 노려 그물을 갈랐다. 산체스는 크로아티아와 16강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리스본 출신으로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벤피카에서 뛰며 지난 시즌 팀의 리그 3연패에 힘을 보탰다. 펩 과르디올라(45)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산체스는 유럽에서 가장 돋보이는 유망주다. 그라운드 어느 곳에나 그가 있다”고 칭찬했다. 디에고 시메오네(46)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도 “강한 슈팅과 좋은 비전을 가진 선수다. 미래가 밝다”고 엄지를 들었다.

산체스는 ‘제2의 에드가 다비즈’ 또는 ‘제 2의 야야 투레’로 불린다. 네덜란드 출신의 다비즈나 코드디부아르의 투레는 기술과 근성을 모두 갖춘 세계적인 미드필더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체스 영입을 위한 쟁탈전도 벌어졌다.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뛰어들었다. 결국 산체스는 유로 개막 직전 뮌헨과 5년 장기 계약을 했다. 뮌헨이 벤피카에 지급한 이적료는 3,500만유로(약 44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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