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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지의 3중생활, 낮엔 교수-밤엔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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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지의 3중생활, 낮엔 교수-밤엔 사업가

입력
2016.07.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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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심재걸] 영지가 돌아왔다. 카라의 허영지가 아니다. 데뷔 14년차, 버블시스터즈,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보컬리스트 영지다. 최근 디지털싱글 '취한 건 아니고'를 발매하기 전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 여전히 좌중을 압도하는 가창력은 대중의 뜨거운 반응으로 이어졌다. 영지가 잠시 떨어져있던 무대로 돌아오는데 힘을 북돋은 계기였다. 그동안 가수, 실용음악과 교수, 또 사업가로 삼중생활을 해온 영지를 만났다.

-'취한 건 아니고' 노래 제목이 독특하다.

"취하면 전화하는 버릇이 있다. 한 때 고쳤는데 가수가 노래 따라 가지 않나. 그런 내용의 노래를 하다 보니 요즘 다시 재발됐다. 다음 날 통화 목록을 보면 헤어진 남자친구, 보고 싶었던 친구들 이름이 수두룩 올라와있다. 현아, 리지, (이)국주 등 친한 동생들 사이에서 '취한 건 아니죠'가 유행어다. 내 얘기 같은 노래다."

-술은 자주 마시는 편인가.

"잘하지 못해 조금만 먹어도 취한다. 4년 전부터 실내포차, 라운지 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주인 잘 마시면 큰 일 난다(웃음)."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불안함이 있었다. 한국에서 30대 솔로 여가수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된 일이다. 안정적인 나만의 공간도 필요하고 경제적 자립도 해야 된다. 가장 지쳤을 때 시작했다. 가수를 해야 되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기로에 섰다. 악착같이 모은 전재산으로 가게를 차렸다."

-어떤 부분에서 30대 여가수는 힘든가.

"30대 여가수가 설 무대가 부족하지 않나. 힘들겠지만 누군가가 바라봐줘야 사는 입장에서는 어떤 무기를 가져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사업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잘 안 되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정말 그냥 저지른 일이다."

-노래만 부르며 살았는데 처음엔 많이 생소했겠다.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면서 대단한 힘을 얻었다. 손님들이 싸우다가도 어떤 노래가 나오면 착해진다. 그게 음악의 힘이란 걸 느꼈다. 사람과 소통할 일이 없었는데 재미있다. 알아봐주는 분이 있으면 용기도 생기고 슬슬 공연도 하게 됐다. 음악도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기회였다."

-슬럼프 때 선택이 오히려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돈뿐 아니라 사람을 배워가면서 내가 어떻게 나아갈지 방향을 잡게 됐다. 그렇게 소통하면서 살다 보니 '복면가왕'에도 자연스럽게 나가게 됐다."

-'복면가왕' 무대를 경험한 가수들은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거의 1주 만에 바로 녹화했다. 급하게 들어온 섭외였다. 단체 손님이 온 날이었는데 섭외 전화를 받고 가게가 마비됐다. 바로 옆 노래방으로 가서 8시간 노래를 불렀다. 3kg이 빠졌다. 신기하게도 전화 받기 며칠 전 나만의 선곡 리스트를 짜고 있었다. 운명이었나 보다. 그렇게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강의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7년째 강단에 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말에 책임감이 생기더라. 사실 '노래 잘하는 가수'만 생각했을 때와 다르다. 버블시스터즈 수식어를 떼는데 10년이 걸렸다. 이후에는 아이돌 보컬 선생님, 또 강의를 시작하면서 많은 책임감이 생겼다."

-가수 영지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모든 것은 가수로 살고 싶은 마음에 아등바등 살았다. 강의나 가게, 뭐든 안 했다면 어디 산 속에 들어갔을 성격이다. 예전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집에 들어가면 힘들었다. 지금은 아니다.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지치지 않았던 것 같다."

-가수 영지로서 앞으로는.

"사실 국민가수가 꿈이었다. 지금은 정말 소극장에서 노래할 때 100명이 와 준다면 그들과 끈끈하게 마음을 나누고 싶다. 꾸준히 노래하면서도 의미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가을에 일단 날씨가 선선해질 때 정규 앨범을 내고 싶다. 여태 영지란 이름으로 정규앨범이 하나도 없다."

-인간 김영지로서 앞으로는.

"만들어놓은 일이 많은데 버거워지면, 노래에 비중이 커진다 싶으면 과감히 다 내려 놓을 것이다. 언제든 자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 그 때 박수를 받으려면 지금 부지런해지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난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꼭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포털사이트에 '영지'라고 검색하면 영지버섯이 나온다. 그 다음이 카라의 영지다. '내가 먼저 나오면 좋겠어!'라고 꿈꿨는데 요즘 그게 이뤄졌다. 다시 또 버섯한테 지고 싶지 않다. 꾸준히!"

사진=라우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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