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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좋은 사람들이 잘 살지 못하는 걸까

입력
2016.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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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거리에서 만난 소년.
암만 거리에서 만난 소년.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 교도는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하고, 매일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이 기간에는 해가 떠있는 동안 음식뿐만 아니라 담배, 물, 성관계도 금지된다.

이슬람에서는 술을 금하기 때문에 요르단에는 술에 취해서 길을 걷는 사람이 없다. 대신 드라이브를 하거나, 카페에 앉아 차와 물담배를 하고 거리에서는 노래를 부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자들의 사회생활이 제한적인 이슬람 국가이다 보니, 물건을 파는 이들도, 물건을 사려는 이들도 대부분 남자다.

암만 전경.
암만 전경.

요르단은 누런 흙빛의 나라다. 딱 한국의 면적만한 크기의 나라, 전국토의 85%가 사막이라 황폐한 이미지가 대부분인 요르단.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비산유국에 반건조성,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엔 40도를 웃돌 정도로 고온 건조하다. 원색의 건물들 사이로 메마른 땅과 무뚝뚝한 사람들. 그러나 요르단이 품은 장소들만은 신비 그 자체였다. 그만큼이나 비현실적이었다.

암만 거리.
암만 거리.
암만의 거리.
암만의 거리.
암만 거리의 좌판.
암만 거리의 좌판.
암만 거리.
암만 거리.

요르단은 영화뿐 아니라 대한민국 직장인의 열풍을 불러 왔던 드라마 ‘미생’에도 등장한다. 암만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다운타운을 걸어 봤다. 차선이 없는 도로에는 차와 사람들로 어수선하고, 흙빛 건물들이 밀집한 거리에는 상점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그 영상 속에서 느껴지던 분위기와 공기 그대로였다.

우리 중 누가 ‘미생’을 보며 스스로의 자화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실 회사원뿐 아니라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다. 출퇴근하고, 뭐 먹을까 점심 고민하고, 일주일에 편안히 쉴 수 있는 휴일을 기다리며 우리는 모두 그렇게 보통의 삶을 살아간다.

행복 여행을 떠나기 전 친한 선후배들을 상대로 행복에 대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천 여 장의 이력서를 넣은 친구, 계약직에 입사하여 현실의 삶에서 방황하는 친구, 대기업에 다니며 꿈과 현실을 비교하는 친구,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잃어가는 동료 및 선배들 등 한국 사회에서 방황하는 이들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저 멀리 던져버리고 꿈과 행복을 도외시한 채 우리들은 살아간다.

나조차도 그랬었다. 사회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성공을 위해 때로는 남한테 피해를 주기도 하고 남을 속이기도 하고 기만하기도 했다. 동료 선후배와 나누는 넋두리의 끝은 “다 그런 거야”라는 합리화 아닌 합리화. 우리의 제 2의 사춘기는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걸까.

‘왜 좋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잘 살지 못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행을 시작하게 만든 계기 중 하나였다. 한국 사회에서 상처받는 사람들,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들, 이기는 것보다는 배려를 중시하는 사람들. 그런 좋은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좋은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은 과연 어려운 걸까? 이 고된 세상 속에서 상처 받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꿈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등 우리는 소중한 것들을 점점 너무 잊고 지내며 살아가지 않나.

수많은 경쟁과 상호간의 불신 그리고 방황 속에 어느 새 ‘우리’라는 개념보다 ‘나’라는 개념이 더 강해지지는 않았을까. 우리들은 너무 오래 경쟁을 해와서 우리라는 개념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한국사회에서 이미 판타지가 되어버린 '옳다는 것', 그리고 '본질에 대한 신념을 가진다는 것'. 그것이 어려워진 세상이다.

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배움]

행복은 자기가 가진 신념 그리고 이에 대한 용기에 있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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