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70주년을 맞은 여성 경찰관에게 성역은 사라졌다. 수사, 정보, 치안 등 모든 분야에서 차별 없이 맹활약하고 있다. 반면 남성 경찰관에 비해 낮은 고위직 비율 등은 여경 권리 향상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여경은 지난 7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1946년 불과 80명으로 출발했던 여경 숫자는 올해 1만1,738명으로 147배 증가했다. 전체 경찰 11만5,975명 중 10.1%를 차지한다. 여경의 소통능력이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ㆍ청소년 업무는 물론, 강력범죄를 다루는 부서까지 이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최근에는 취업난이 겹치며 여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경찰공무원(순경) 시험에서 여경 경쟁률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3월 실시한 1차 시험에서는 153명 채용에 1만4,982명이 몰려 무려 97.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남성(37.9대1) 경쟁률의 3배에 달했다.
그러나 고위직에 오른 여경 수는 여전히 적다. 현재 경찰 총경 이상 간부 669명 중 여경은 15명(2.2%), 경감 이상 관리자는 1만165명 중 522명(5.1%)에 불과하다. 다른 공무원 조직이 20~30%의 여성 간부 비율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수치다. 서울의 한 일선경찰서 소속 여경은 “아직까지 경찰은 남성중심적 조직 분위기가 강해 여경이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며 “여경의 권리를 대변할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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