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화암동굴이 한 여름밤 등골이 오싹해지는 귀신소굴로 꾸며진다.
정선군 시설관리공단은 7월 23일부터 8월 21일까지 ‘화암동굴 야간 공포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화암동굴 공포체험은 여름철 정선을 대표하는 피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운영하지 못한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9,000여 명이 공포를 체험하러 화암동굴을 찾았다. 정선군이 안전을 위해 하루 체험객을 360명으로 제한하고, 노약자와 임신부 입장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공포체험 강도가 높은 것이 특징.
관광객들이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곳곳에 숨어 있는 귀신들이 불쑥 나타난다. 화암굴 공포체험 코스 길이는 1,803m. 처녀귀신과 저승사자, 늑대인간, 강시 등 동서양을 망라한 귀신들과 한 시간 남짓 한바탕 소동을 벌이면 어느새 무더위를 잊고 식은 땀이 흐른다.
시행 초기에는 귀신들의 등장에 논란 관광객들의 필사의 몸부림으로 인해 귀신으로 분장한 아르바이트 학생의 턱이 빠지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당시 정선군 시설관리공단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 여름에는 귀신들을 살살 다뤄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정선군 관계자는 “한여름에도 내부 기온이 영상 13도 안팎인 화암동굴에서 체험하는 오싹한 공포는 올해도 최고의 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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