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확대ㆍ일자리 감소 주장에
“없었으면 더 손해” 반박 보고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없었다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 폭이 훨씬 커졌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놨다. 한미 FTA 재협상까지 거론하고 있는 미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여서 주목된다.
ITC는 29일(현지시간) ‘기체결 FTA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 체결은 미국 경제에 교역수지, 소비자 후생, 투자 등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한미 FTA로 인한 교역수지 개선 효과가 지난해의 경우 157억 달러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對) 한국 교역수지가 283억 달러 적자였지만, 만약 FTA가 체결되지 않았다면 적자 규모가 오히려 440억 달러까지 늘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또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별 공급업자 수도 늘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며 “4억8,000만 달러 규모의 관세 절감도 이뤄져 소비자 후생 개선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ITC 보고서는 “한미FTA 때문에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 개나 사라졌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미국 대선을 전후로 해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는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도 “ITC 보고서는 계량모델 등을 활용, FTA의 경제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 공개는 미국 의회가 지난해 통과시킨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이뤄졌다. ITC는 TPA 제정 1년 뒤인 올해 6월 29일과 5년 뒤인 2020년 6월 29일까지 1984년 이후 비준된 모든 FTA의 미국 경제 영향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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