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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 찜질, 보양식까지…경주마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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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 찜질, 보양식까지…경주마의 여름나기

입력
2016.06.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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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렛츠런파크 서울의 말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경주마.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여름 불볕더위는 사람뿐만 아니라 경주마들까지 곤욕스럽게 만든다. 경주마들이 이 더운 날씨를 어떻게 버틸까 싶은데, 들여다 보면 사람보다 더 고급스러운 피서를 즐긴다.

수영장은 사람만 가는 것이 아니다. 경주마도 여름 되면 수영장을 찾는다.

렛츠런파크 서울에는 수심이 3m에 이르는 말 수영장이 있다. 날씨가 후텁지근해질 때면 하루 평균 70~80마리의 경주마가 이곳을 찾아 수영을 즐긴다. 한번에 모두 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똑같이 심장마비를 대비해 일단 샤워하며 몸을 적신 후 한 마리씩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말들 수영하는 광경이 참 재미있다. 물을 무서워하는 녀석도 있고 멋진 수영실력을 뽐내며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기는 경주마도 있다.

▲ 경주마들이 렛츠런파크 서울에 마련된 말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수영은 경누마의 심폐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과 유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마사회 제공

수영은 더위를 날리고 매끈하고 탄탄한 근육과 몸매를 관리하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수영장을 한 바퀴 돌면 약 1400m의 경주로를 달리는 것과 같은 운동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인석(47) 조교사는 "수영은 심폐기능과 직진성 향상, 집중력 강화, 유연성 증진 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꾸준히 수영을 하고 쌓인 피로를 그때그때 풀어주면 이러한 능력들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수영은 경주마의 나쁜 버릇을 고치는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쁜 버릇을 가진 이른바 '악벽마'는 평소 행동이 예민하고 거칠다. 그런데 집중력을 길러주는 수영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갈증 날리고 더위 식혀주는, 달달하고 시원한 과즙이 일품이 수박. 경주마도 수박 참 사랑한다. 수분과 무기질, 당분이 풍부해 땀을 많이 흘리는 경주마에게는 최고의 영양만점 과일이다.

그런데 이 수박은 에피타이저에 불과하다. 본격 원기 회복을 위해 경주마들은 '미네랄 블록'이라는 영양보충제를 꾸준히 섭취한다. 이름처럼 각종 미네랄과 염분으로 만든 사각형 모양의 건강식품이다. 경주마들이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사료를 주는 곳 근처에 매달려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근력 강화를 위해 인삼, 홍삼가루를 사료에 섞어 먹기도 한다.

▲ 샤워를 즐기는 경주마. 한국마사회 제공

냉찜질도 사람이 부러워할 것 중 하나다. 여름철 기력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경주마들은 냉찜질을 한다. 말이 신체 중에서 체온이 가장 높은 다리에 얼음찜질을 하는 방식이다. 체온을 낮추고 근육경련까지 예방할 수 있다.

뭉친 등 근육은 온찜질로 푼다. 등에 따뜻한 물을 부어주면 뭉친 등 근육이 풀리고 컨디션도 한결 나아진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몸이 아픈 경주마들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을 위해 원적외선 치료까지 받는다.

이 모든 과정을 조교사들이 공들여 '수행'하니 사람보다 나은 대접을 받은 경주마인 셈이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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