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의 경량급 간판 선수인 신종훈(인천시청ㆍ49㎏급)이 극적으로 리우행 도전 기회를 잡았다.
대한복싱협회는 29일 “국제복싱협회(AIBA)가 오늘 오전 신종훈의 올림픽 선발대회 출전을 허가한다는 공문을 이메일로 보내왔다”며 “이에 인천시청측과 신종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신종훈은 AIBA가 복싱 인기 부활을 노리고 추진한 프로리그인 APB 계약을 어기고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2014년 말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4월 징계가 풀렸으나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 올림픽 예선 참가 자격이 없었다. 한국 복싱 대표팀은 지난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린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선발대회에 이어 최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끝난 패자부활전에서 단 한 장의 올림픽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68년 만에 올림픽 명맥이 끊길 위기에 몰린 한국 복싱에 남은 희망은 56㎏급의 함상명(용인대)뿐이었다. AIBA 프로복싱대회(APB)에 속한 함상명은 7월 3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의 바르가스에서 열리는 2016 APB/WSB(월드시리즈복싱) 올림픽 선발대회에서 3위 안에 입상하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신종훈 역시 APB에 속한 선수이지만, APB 대회에 뛴 적이 없어 참가 자격 자체가 안 됐다. 이 대회에는 APB 전적이 2경기 이상인 선수만 뛸 수 있다. 인천시청은 신종훈의 출전 자격과 관련해 협회를 통해 AIBA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전날까지 불가라는 답변만 들었다.
그런데 이날 AIBA가 돌연 태도를 바꿔 신종훈에게 이 대회 출전을 허가한 것이다. 협회 측은 “우리도 갑자기 신종훈의 출전을 허용하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많이 놀랐다”며 “신종훈이 뛰는 체급의 선수가 부족해서 예외를 둔 것이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신종훈은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대회가 코 앞인 상황에서 계체량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원찬 인천시청 총감독은 “신종훈의 체중이 현재 계체량에서 3.5㎏이 넘는다. 신종훈에게 대회 전날 계체량까지 체중을 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선수가 막 울더라”며 “조금만 일찍 알려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신종훈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선수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승배 현 여자 대표팀 감독과 함께 30일 베네수엘라로 떠난다. 어렵사리 올림픽 출전 길은 열렸지만 계체량 측정일인 7월 2일까지 무려 3.5㎏을 감량하고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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