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나토회의서 EU정상들 만나
“탈퇴 속도 늦춰달라” 다독일 듯
미국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내 미국 영향력 약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유럽으로 건너가 EU와 영국 사이의 원만한 갈등 조정을 적극 주문한 데 이어, 다음 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설 예정이다.
2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주 폴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EU 지도자들과 연쇄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당초 대 러시아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었지만, 영국 국민투표 이후에는 유럽의 정치ㆍ안보 지형을 뒤바꾼 브렉시트 ‘후폭풍’ 차단 방안이 더 비중을 갖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EU 및 영국 정상과의 회동에서 영국의 EU 탈퇴 속도를 최대한 늦추도록 영국과 EU 양쪽을 다독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하루 일정으로 캐나다 오타와를 방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올해로 네 번째인 이번 회담은 2025년까지 청정에너지 비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최우선 의제이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후속 대응이 논의됐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브렉시트는 이번 회담의 초점이 아니다”라면서도 “회담에서 브렉시트 문제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영 라디오방송인 NPR에도 나와 “브렉시트 투표 이후 마치 나토가 무너지고 대서양에서 미국 동맹이 해체되며, 모든 국가가 막다른 골목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히스테리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렉시트로 인해 대격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브렉시트는 완전한 유럽통합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과정에 나타난 일시적 정지 버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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