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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음식 한자리에서 맛보다

입력
2016.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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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푸드 팬시쇼 행사장 입구. 김신정 제공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푸드 팬시쇼 행사장 입구. 김신정 제공

북미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 팬시 푸드쇼가 뉴욕 맨해튼에서 26~28일 열렸다. 특선식품협회 (Specialty Food Association) 주최로 올해 62회를 맞이하는 행사로, 3만3,000㎡ 규모의 제이콥 재빗 컨벤션 센터에 50여개국 2,600업체가 모여 18만종의 가공식품을 선보였다. 찾아온 바이어만 2만5,000명이다.

찬찬히 눈여겨보자면 하루 종일도 모자란 이 넓은 행사장에서는 대부분 나라별로 그룹을 지어 식품을 선보인다. 인도의 차와 향신료,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올리브 오일, 올해 공식 파트너 국가인 튀니지의 달달한 맛의 말린 대추야자 등 세계의 다양한 먹거리를 한곳에서 접할 수 있다. 각 나라 진열관을 지나다니는 것만으로도 특선 식품에 대해 배우게 된다. 스페인관은 여러 진열대에서 이베리코 하몽이라 불리는 염장된 돼지 다리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즉석에서 얇게 썰어 시식할 수 있게 해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주마다 특색 상품을 선보였는데, 위스콘신, 버몬트, 캘리포니아 주에 치즈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게 특이했다.

팬시 푸드쇼 한국관에서 선보인 식품들. 김신정 제공
팬시 푸드쇼 한국관에서 선보인 식품들. 김신정 제공

올해 32개 한국 기업이 참가한 한국관에서는 작년에 이어 홍삼, 김, 유자차, 가공커피 등을 선보였다. 새로운 음식들도 눈에 띄었는데, 현지에서는 보기 드문 세련된 포장의 쌀과자, 뻥튀기 기계를 변형해 미국인에게 친숙한 팝콘 모양의 잡곡 스낵을 즉석에서 만들어 시식할 수 있는 부스 등이 그 예다. 최근 2~3년 사이 미국 슈퍼마켓에서 한국식 구운 김이 판매되고 각종 매체를 통해 해조류 음식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 미국인들에게 꽤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잡은 김은 더 이상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방문객이 먼저 다가가 시식할 정도가 되었다. 또한 올해는 가공 포장된 삼계탕 제품이 처음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걷다 보면 국가와 지역에 상관없이 각양각색의 치즈, 천연 주스, 과자, 초콜릿, 각종 허브를 가미한 고급 꿀, 천연 소금 등이 가장 많이 보인다. 그 외 글루텐 프리, 무방부제, 친환경(non-GMO), 유기농을 강조한 식품들도 계속 눈에 띈다. 또한 코코넛즙 등을 사용해 만든 비건용(동물성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초콜릿, 콩을 우린 물을 이용해 만든 마요네즈 등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들도 진열대를 채웠다. 이런 식품들은 북미에서 계속 다양해지는 추세다.

특이한 상품도 몇몇 눈에 띄었다. 아보카도에 식초와 포도씨유를 섞어 갈변을 막고,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마요네즈처럼 편리하게 짤 수 있는 아보카도 스프레드는 올해 급증한 아보카도의 인기를 대변해주었다. 인기는 높지만 아직은 너무 생소한 발효식품을 미국 일반인들이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게 한 ‘발효뚜껑’도 새롭다.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유리병에 맞는 이 뚜껑은 자체적으로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가스를 내보내고 공기 양을 조절해 발효를 돕고 곰팡이를 방지한다고 한다. 각종 천연 과일 주스는 새로울 것이 없으나 캐버네, 시라 등의 레드 와인 원료로 더 잘 알려진 포도 종류로 만든 천연 주스는 눈에 띄었다. 포도주스 맛이지만 이름이 그럴듯해 더 색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덧붙여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내 스페셜티 식품 업체인 롤란드(Roland)가 최근 한국음식의 인기를 반영해, 한국 식품업체 파트너와 협력해 만든 코리안 바비큐 소스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상품들은 미국 현지 입맛과 재료 기준에 맞추어서 미국 내 식품 업체와 대규모 식당 등에 공급할 목적으로 생산된다. 한국관을 관심 있게 둘러본 롤란드 관계자는 지난 가을 처음 선보인 코리안 바비큐 소스를 기점으로 점차 한국의 맛을 담은 고품질의 식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해마다 뉴욕에서 열리는 팬시 푸드쇼는 뉴욕뿐 아니라 전 북미 지역 식품업 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행사다. 또 북미 지역의 현재 식생활 추세를 읽고 앞으로 지속될 특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한국관에서 선보인 식품류는 미국 식품업계의 흐름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반갑지만, 이 중 소수의 한국기업 상품만, 그것도 주로 한인마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좀 더 다양한 한국 식품들을 조만간 뉴욕의 일반 마트에서도 볼 수 있기를, 더 나아가 전 미국 지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신정 반찬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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