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단지內 ‘제이디솔루션’
초지향성스피커 개선 작업 중
세라믹 부품 문제로 잇단 실패
산단공, 전문 연구원 찾아 연결
“회사ㆍ연구위원 모두 대만족”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의 제이디솔루션은 특정 방향으로만 명료하게 소리를 보낼 수 있는 ‘초지향성스피커’로 유명한 강소기업이다. 초지향성스피커는 주변이 시끄러워도 전달력이 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의 소개나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설명할 때 주로 활용된다. 제이디솔루션은 확성기에서 나온 음원을 인간이 들을 수 없는 비가청영역인 40킬로헤르츠(㎑)의 고주파로 변조시킨 뒤 사람의 몸에 닿으면 다시 가청 영역의 소리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개발, 2013년 초지향성스피커를 상품화했다. 목포해양대 졸업 후 승선 경험 등을 바탕으로 2009년 제이디솔루션을 설립한 제영호(36) 대표가 3년여간 연구에 매진한 결과다.
제이디솔루션은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제 대표는 가격(70만원대)도 비싸고 부피(가로 312㎜ 세로 161㎜ 깊이 36㎜)도 큰 제품을 싸고 작게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낮은 전압으로도 고주파 소리를 발생시키는 스피커 내부의 ‘압전세라믹’이라는 부품의 크기를 줄여야 했다. 그러나 연구원과 기술자 10여명이 달려 들어도 문제를 풀 수 없었다. 일본과 대만 기업체까지 찾아가 봤지만 보안 상 기술 이전을 꺼렸다.
이때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손을 내밀었다. 김윤식 산단공 서울지역본부 주임은 지난해 10월 제이디솔루션 본사를 방문했다 제 대표의 고민을 듣고 한국발명진흥회와 기술을 찾아 나섰다. 발명진흥회는 국내 연구기관 중 한국세라믹기술원에서 보유한 특허(피에조 파이버 컴포지트 구조체 및 이를 이용한 소자)가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정영훈 한국세라믹기술원 전자융합소재본부 선임연구위원 등 3명이 개발한 이 기술은 엄지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인 압전세라믹 소재를 0.1㎜ 두께로 얇고 길게 만들어 확성기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제이디솔루션은 지난 1월 세라믹기술원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에는 정부 ‘나노융합2020사업단’의 지원 사업으로도 선정됐다. 제이디솔루션 관계자는 “2019년까지 가격과 크기가 10분의1로 줄어든 초지향성스피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선임연구위원도 “2014년 11월 특허등록을 마친 후 처음으로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줘 기쁘다”고 웃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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