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유력한 영국의 차기 총리 후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보수당 내 신망이 높은 메이 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바통을 이을 경우 영국에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등장하게 된다.
28일 더 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당 유권자 가운데 31%가 메이 장관을 캐머런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 후보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끈 존슨 전 시장은 24%를 차지해 2위에 머물렀다. 존슨 전 시장과 메이 장관은 오는 9월2일까지 선출될 보수당 차기 대표의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이번 주 내 메이 장관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며 보수당 내 반(反) 보리스 진영 의원 상당수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잔류파 의원들은 존슨 전 시장의 당권도전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존슨 전 시장의 정치력에 대한 회의가 번지고 있다. 향후 진행될 EU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유럽통합 회의론자였던 메이 장관의 경우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입장을 표명했으나 투표 운동과는 거리를 뒀다. 도리어 메이 장관은 이민 억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 8월 EU 주요국 내무ㆍ교통 장관 회의에서 국경 통제를 부활하고 영국으로 이주하는 EU 시민권자를 영국에 이미 일자리를 확보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10년 보수당의 정권 탈환 직후부터 지금까지 내무장관직을 맡고 있는 메이 장관은 이민과 치안, 사이버안보 등에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대처 전 총리의 이미지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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