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포인트 적립률이 높다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최근까지 7만 포인트를 쌓았지만 마땅히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비율이 10%에 불과한데다 사용처도 일부 음식점이나 카드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모 브랜드 신발매장을 찾았던 B씨는 신용카드 포인트로 샌들을 구입하려다 낭패를 봤다. 카드사는 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비율이 20%라 했는데, 정작 8% 밖에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내년부터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 시 이 같은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카드사의 불합리한 영업 관행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2017년 이후 출시되는 신규 신용카드부터 포인트 사용 비율을 제한하는 관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포인트 사용 제한 전면 폐지는 내년 안에 모든 카드사가 시행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카드사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이런 개선안은 그간 카드사들이 포인트 적립률이 높다는 사실만 강조하고 사용비율 제한이나 포인트 사용과 관련된 정보는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높아진 데서 비롯됐다. 현재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5곳은 소비자가 쌓은 포인트를 한 번에 10∼50%씩만 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자사 쇼핑몰 등 특정 가맹점에서만 포인트를 전액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카드 포인트로 결제된 1억3,000만건 가운데 68.3%(8,918만건)는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 사용처도 제한적이다. 포인트 사용 비율을 제한하는 5개 카드사의 경우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가맹점은 81만곳에 달하지만 사용처는 6만곳에 불과하다.
내년 신규 카드상품부터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이 금지되지만, 금감원은 기존 카드의 경우에도 카드사 자율로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을 없애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신용카드 이용대금 자동납부 마감시간을 최대 5시간 연장해 은행별로 카드대금 결제처리 마감시간이 달라 같은 시간에 대금을 입금했음에도 거래은행에 따라 연체처리가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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