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탈북 루트…협력 강화 예고
동남아 지역에서 대표적인 북한의 맹방으로 꼽히는 라오스에 올해 안으로 군사협력을 담당하는 한국 무관부가 설치된다. 동남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 무관부가 설치되지 않았던 라오스마저 북한에 등을 돌리는 신호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27일 "황인무 국방부 차관의 라오스 방문을 계기로 라오스 측과 한국 무관부 설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계획"이라며 "올해 안으로 무관부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 차관이 이끄는 국방부 국방협력단은 이날 출국해 내달 1일까지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방문한다. 두 나라는 북한의 대표적인 동남아권 우방국으로 우리 안보 당국자들의 방문이 제한적이었다. 특히 라오스는 지난 3년간 우리 정부가 무관부 설치를 요구했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미온적인 태도로 보여왔다.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에도 평양을 방문한 라오스 인민혁명당 대표단을 만났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춤말리 시야손 라오스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라오스 정부 내에선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스 무관부 설치는 다음달 말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아세안국가와 미중러 등이 참여하는 ARF는 유엔을 제외하고 북한이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유일한 국제회의로, 올해도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라오스가 리 외무상의 방문을 앞두고 보란 듯이 한국의 무관부 설치를 수용하는 셈이어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라오스는 특히 탈북자들의 주요 탈출 루트로 활용되는 나라여서 탈북 관련 협력도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 9명의 탈북 청소년이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돼 한국과 큰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또 다른 동남아권 맹방인 캄보디아에는 8월에 한국 무관부가 설치된다. 양국은 지난 2014년 12월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무관부 설치에 합의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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