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대수 4년 만에 3배나 급증
美 업체는 “경쟁력 높였기 때문”
2012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자동차 수입 대수가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FTA 효과”라고 분석했지만 미국 업체들은 “부품 가격을 낮추는 등 품질과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FTA 효과만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된 차는 4만9,096대로, 한미FTA 발효 전인 2011년(1만3,669대)에 비해 약 3.6배 증가했다. 총 수입금액도 2011년 3억6,288만 달러에서 지난해 12억4,195만달러로 3.4배 늘었다.
여기에는 한국지엠(GM)이 2014년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로부터 수입한 카마로와 임팔라 등은 물론, 도요타 혼다 폴크스바겐 등 일본과 독일 업체들이 미국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온 차들도 포함됐다.
국산차의 미국 수출은 2011년 58만8,181대에서 지난해 106만6,164대로 81.3% 증가했다. 수출금액도 87억3,649만 달러에서 172억7,951만 달러로 97.8% 늘었다. 여전히 한국산 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훨씬 크지만 연간 수출 증가율에서는 오히려 미국차가 앞서고 있다.
국내 업계는 한미FTA로 인한 관세 인하로 미국산 차의 수입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FTA 발효와 함께 미국산 차의 수입 관세는 8%에서 4%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0%가 됐다. 반면 국산차의 미국 관세는 FTA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기존 2.5%가 유지되다가 올해 철폐됐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의 급성장에는 FTA 이후 증가한 미국산 차량이 한 몫을 했다”며 “올해는 미국산 차의 관세가 없어져 수입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차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 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FTA 이후의 수입차 증가율에 못 미친 미국 브랜드도 있다”며 “관세 인하 효과 외에 부품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망을 확충하는 등 각 업체별로 노력한 측면도 있는데, 미국차 증가를 FTA 효과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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