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200조원 육박
브렉시트로 현상 더 심해질 듯
은행 정기예금의 가장 보편적인 예치기간은 1년. 하지만 예금금리가 1% 내외로 뚝 떨어지며 돈 굴릴 곳이 마땅찮아 지면서 정기예금의 대세가 1년 미만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말잔 기준)은 4월말 현재 199조4,830억원으로 200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월보다 0.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년 새 21.3%나 늘었다.
만기 1년 미만의 정기예금 잔액은 2009년 11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래 2010년 10월 150조원, 작년 3월 160조원, 6월 170조원, 8월 180조원, 10월 190조원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반면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정기예금의 잔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월말 현재 342조7,0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9% 감소했다. 특히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의 경우 17조2,1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나 급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 결정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1년 미만 정기예금보다 더 단기로 운용되는 6개월 미만 정기예금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요구불예금, 증시 고객예탁금 등을 아우르는 단기부동자금은 4월말 기준 945조2,215억원으로 1,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은 풍부한 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안전하면서도 언제라도 빼서 쓸 수 있는 단기 예금에 쏠리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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