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에 70만명 서명
“올해 입법청원ㆍ법률안 발의”
행정효율 높이는 시발점 기대
기계공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첨단ㆍ관광산업으로 재편 추진
정부의 행정구역개편 정책에 따라 전국 최초의 자율통합시로 탄생한 창원시는 인구 107만 명, 면적 747㎢, 수출 177억달러, GRDP(지역내총생산) 36조원 등 전국 8대 도시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광역시급 도시에 걸맞지 않는 행정ㆍ재정적 권한은 여러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 정부의 행정구역개편 정책은 당시 시ㆍ군통합을 강력히 추진했던 것과는 달리 권고사항으로 한발 물러섰다. 국가 정책에 따라 통합을 추진한 창원은 덩치만 큰 어정쩡한 도시로 남게 된 셈이다.
이 같은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2014년 7월 출범한 통합창원 2기는 광역시 승격을 미래비전으로 삼고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4단계 로드맵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시민 서명운동은 두 달 만에 70만명 목표를 달성하는 등 당위성도 얻었다. 이후 범시민추진협의회의 시민중심 승격운동으로 확산됐고, 11월에는 국회토론회에서 ‘동남권광역벨트 형성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이론적 토대도 완성했다. 올해는 입법청원과 법률안 발의가 중점 현안이다. 이에 따라 이달 초 출범한 20대 국회의 원 구성이 완료되면 70만명의 서명지를 토대로 입법을 청원하고, ‘창원광역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의 당면 목표는 내년에 치러질 19대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는 것. 아울러 창원의 광역시 승격은 정체기에 빠진 행정구역개편 정책을 풀어가고, 현재의 기초, 광역, 중앙의 3단계 행정 구조를 2단계로 줄여 행정효율을 높이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 기계융합허브 창원
창원시는 지난 40년간 도시성장을 이끌어온 기계공업의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기계공업을 IT산업과 융복합해 첨단산업으로 바꾸는 산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창원국가산단에 2023년까지 21개 사업에 8,529억원을 투입하는 구조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는 세계적 첨단산업기술 연구자유지역 조성을 계획, 최근 사업별 실행계획수립에 들어갔다. 올해 초에는 2030 미래전략의 1단계 성장전략인 ‘INBEC20 전략산업 육성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지난해 3D프린팅 제조혁신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이어 수소차 및 충전소 중점보급도시로 선정되면서 미래산업 선점에도 나섰다. 또한 마산자유무역지역 고도화사업을 연내 마무리하고, 로봇비즈니스벨트 등 대규모 첨단산업 기반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규제프리존에 창원시 주요 산업거점을 선정해 국제수준의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관련산업 및 기업을 집중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민국 관광허브 창원
창원시는 관광진흥위원회 및 관광전담부서 설치와 함께 사업별 TF팀을 구성, 매주 관광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시의 모든 정책에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핵심키워드는 ‘바다’와 ‘문화’. 우선 324km의 해안선과 바다를 활용한 해양관광에 집중하고 있다. 문화, 비즈니스, 관광, 해양레저가 어우러진 세계적 문화관광중심지 조성을 목표로 하는 마산해양신도시를 필두로 명동 마리나항만, 웅동 복합관광레저단지, 마산 로봇랜드, 구산 해양관광단지를 해양관광벨트로 연결할 계획이다. 특히 마산해양신도시를 중심으로 통합창원 전체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는 ‘마산해양신도시’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조각가 문신ㆍ김종영, 문학가 이은상ㆍ이원수, 시인 김달진ㆍ천상병 등 창원에 발자취를 남긴 예술가들의 유적과 작품에 테마를 입히는 문화관광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NC프로야구단이 좋은 성적으로 시의 대표브랜드로 자리해 스포츠관광 도시로의 발전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ㆍ문화복합공간으로 계획 중인 창원마산야구장도 2018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 기공식을 가졌다. 특히 올해 진해군항제에는 22만명의 외국인이 찾으면서 창원 대표축제의 글로벌화 가능성도 넓어졌다.
대한민국 문화예술특별시 창원
창원시는 내달 1일 ‘문화예술특별시’ 선포를 앞두고 대대적인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시의 문화예술특별시 4대 전략은 ▦시민밀착형 문화예술정책 ▦문화예술 도시환경 조성 ▦문화관광산업 육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담아낸 ‘창원문화예술 헌장’을 이달 말까지 제정한다. 이를 위해 지난 3일 관련 전문가 등 11명으로 구성된 제정위원회를 꾸렸으며, 헌장은 문화예술특별시 선포식 때 공표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 한 달간을 ‘문화예술 특별 기간'으로 정해 문화예술 공연, 전시 등을 동시 다발적으로 열어 시민공감대 형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정책을 종합한‘문화예술진흥 5개년 계획’도 올해 연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시민 300명과 원탁토론을 열어 다양한 의견도 수렴했다. 마산해양신도시와 마주하는 서항지구 친수공간을 누구나 문화예술을 창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테마파크로 조성하고, 이순신리더십 교육센터, 김종영 조각공원, 마산문화원 등 문화 인프라도 확충할 예정이다. 또한 창원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공연을 대폭 확대하는 등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중국의 10개 도시와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문화교류와 관광교류, 경제교류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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