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오후 긴급 회의, “3조 유동성 공급+비상대책 마련” 약속
임종룡 금융위원장, “브렉시트, 리먼 때완 다르다”
아베 日 총리 긴급 대책회의로 증시 반등… 영국 재무장관도 긴급 성명
세계 각국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ㆍBrexit)에 따른 금융과 실물경제 충격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 경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증폭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거란 공포 때문이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결정 직전부터 주말을 포함한 최근 4일간 10여 차례의 대책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모두 시장 불안을 사전에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에 참석차 해외출장 중이던 이주열 한은 총재는 27일 일정을 앞당겨 귀국해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한은은 이날 회의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이번주 공개시장운영 계획을 신축적으로 조정해 3조원 이상의 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확대 공급키로 결정했다. 한은은 또 향후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상황 악화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집한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에서 “브렉시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는 양상이 달라 글로벌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주가 충격에 민감한 증권사 사장단도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주가 급락 시 연기금에 손절매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사태 악화에 대비할 기관-증권사들의 공동펀드 조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국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안전자산인 엔화 급등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은 이날 증시 개장 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주요 7개국(G7)과 긴밀히 협력해 기동성 있는 대응을 취해 달라”고 재무성과 일본은행 등에 당부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주 말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 출발했다. 일본은 앞서 26일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차관을 미국ㆍ벨기에ㆍ영국 등에 급파하기도 했다.
사태의 진앙인 영국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이날 증시 개장에 앞서 오전 6시(현지시간)에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EU 재무장관들과 접촉 중”이라며 “영국이 향후에도 예전의 위상을 유지할 것임을 세계인들이 상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앞서 지난 25일 BIS 총회에서 “긴밀한 상호 협조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7일부터는 포르투갈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주관 포럼에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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