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치21, 시정 2년 혹평
“인사 철학ㆍ리더십 부재 여전”
“시민도 혁신도 없는 ‘시민시장’ 2년에, 시정은 각종 선언과 이미지만 난무했다.”
민선 6기 ‘윤장현호(號)’ 2년에 대한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의 평가다. 윤장현 광주시장의 통렬한 반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시민들에게 앞으로 2년 후 무슨 성과를 낼 수나 있겠느냐는 걱정과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는 게 특히 뼈아프다. 윤 시장이 말 그대로 뼈를 깎는 자성과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위기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참여자치21은 27일 윤 시장의 임기 전반기 2년 시정에 대해 예상대로 혹평을 쏟아냈다. 지난해 시정평가 당시 윤 시장의 시정철학 부재를 꼬집었던 이 단체는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시민시장임을 자처한 윤 시장이 이전의 시장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시민들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시정혁신이 없었기 때문으로, 윤 시장은 변화에 목말라하는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평가했다.
참여자치21은 대표적인 사례로 참여혁신단을 들었다. 윤 시장은 취임과 함께 시정혁신을 목표로 참여혁신단을 새로 만들었지만 지금껏 뚜렷한 혁신 철학과 비전, 방향성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여자치21은 “이는 시장의 철학과 전략 부재에 의지 부족, 관료조직에 대한 안이한 판단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윤 시장의 인사에 대한 불신도 그대로였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참여자치21은 “윤 시장이 취임 첫날 외척을 비서관으로 임용하면서 시작된 인사 논란은 지금도 여전한데도 윤 시장은 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 것 같다”며 “이러니, 외척을 두고 ‘시장 위의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 없이 행해진 인사의 참담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 2년이었다”고 힐난했다.
참여자치21은 이 같은 인사 불신은 리더십의 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인사권자가 윤 시장인지 실세 외척인지 모르겠다는 구설수가 난무한 상황에서 윤 시장의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것은 산에서 물고기 잡기다”며 “민선 6기 도시철도 2호선 결정 과정에서 윤 시장이 보인 태도는 리더십 부재의 현주소”라고 혹평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놓고 윤 시장이 건설 재검토→재검토 철회 후 재추진→건설방식 원안 재검토→ 여론 수렴 등의 과정을 밟으며 종잡을 수 없는 갈지(之)자 행보를 계속해 리더십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참여자치21은 윤 시장이 시장 후보시절부터 강조해 온 청년문제와 관련해서도 청년전담부서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청년정책에 대한 비전과 로드맵을 제출하지 못하는 등 총체적인 부실과 무능으로 점철돼 있다고 혹평했다. 이 단체는 그러나 광주시 본청과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을 단계별로 직접 고용해 정규직화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여자치21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제대로 뿌려진 씨앗이 별로 없어 2년 후 무엇을 수확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며 “윤 시장은 이러한 위기를 인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남은 2년 동안 시민에게 약속했던 시민중심의 시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시정평가는 참여자치21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시정평가단을 통해 지난 4월 25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시 주요 정책 등 6개 분야에 대해 실시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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