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사우디 정부가 시리아 반군용으로 공급한 소총 등 상당량의 무기가 요르단 정보기관 요원들에 의해 중간에서 탈취돼 암시장에서 거래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법 유출 무기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11월 요르단 경찰 훈련소에서 발생해 미국인 교관 2명 등 모두 5명의 생명을 앗아간 총격 테러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NYT 보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3년부터 요르단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 양성을 지원해왔다. 이 과정에 개입된 요르단 정보총국(GID) 요원들이 CIA 등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AK-47소총, 박격포, 로켓발사기 등 무기를 조직적으로 밀거래해 자금을 챙겨온 것이다. 이들 요원은 반군 캠프에 쌓여 있는 무기를 트럭째 싣고 요르단 남부 마안, 암만 외곽의 사햐브, 요르단 계곡 등 암시장에서 거래해 불법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요르단 요원들은 이렇게 모은 자금을 고가의 차량, 스마트폰 등을 사들이는데 탕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요르단 주재 CIA관계자 등은 NYT의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모하마드 알 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도 “요르단 정보요원이 개입됐다는 무기 밀거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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