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시범사업 시작으로
2025년까지 10곳에 1520억원 지원
창업지원센터ㆍ셰어하우스 등
대학ㆍ지역사회 동반 성장 모색
서울시의 최우선 현안 중 하나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또 강남에 집중된 도시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균형 성장을 이루는 것도 풀어야 할 난제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고민의 해결 창구로 대학가에 주목했다. 서울시내 대학교 주변 유흥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캠퍼스타운’으로 탈바꿈한다.
시는 서울시내 52개 대학가를 대학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하나의 마을로 만들어 도시 활력을 높이는 도시재생모델 ‘창조경제 캠퍼스 타운’을 27일 발표했다. 대학은 자원을 제공하고 시는 재정 등 공공지원을 맡아 유흥가로 전락한 대학가를 창조ㆍ문화 중심지로 전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10개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조성을 목표로 50개 단위사업을 추진한다. 대학의 공간과 장비, 인적자원이 잘 활용되도록 2025년까지 약 1,52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캠퍼스타운 계획의 핵심 목표는 창업 육성이다. 여기에 주거안정과 문화특성화, 상권활성화, 지역협력까지 동시에 이루는 ‘1+4’ 구조를 지향한다.
구체적으로 창업 육성을 위해서는 창업지원센터 설치를 지원한다. 대학이 소유한 학교 밖 공간에 대학에서 전문인력을 제공하고 시가 기반시설 설치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시는 또 차고에서 혁신을 일군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의 창업 일화에서 모티프를 따 빈 점포를 소규모 창의공간으로 만드는 ‘아차공간(아버지 차고)’ 조성도 지원한다.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고시원, 여관ㆍ모텔을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한 사회주택이나 사무와 주거가 혼합된 임대주택 ‘도전숙(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등 시의 주거사업을 동원한다.
지역상인은 학생 할인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학에서는 상인 아카데미 등을 운영해 상권활성화를 유도한다. 또 도로변 주차장 일부를 작은 공원으로 바꾸는 문화특성화 사업, 학교 도서관 개방이나 학교 부설 주차장 야간 개방 등을 통한 지역 협력 프로그램 등도 캠퍼스타운 계획의 일부다.
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은 각 대학과 해당 지역 특성에 맞게 ‘1+4’ 목표를 종합 적용하는 ‘지역창조형’과 단위사업 중심의 ‘프로그램형’으로 구분된다.
1곳당 50억~100억원을 지원하는 지역창조형은 우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안암동 창업문화 캠퍼스타운’을 비롯해 내년 3곳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10곳을 선정해 추진한다. 안암동 캠퍼스타운은 올 하반기에 세부 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사업을 추진한다.
개별 사업 단위로 추진되는 프로그램형은 1곳당 6억~30억원을 지원한다. 보행환경 개선, 청년 임대주택 공급 등 하드웨어형은 20곳, 청년창업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형은 30곳이 2025년까지 추진된다.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과의 원활한 협력이 필수다. 시는 시장과 대학 총장간 의견교환의 장인 ‘대학-서울시 파트너십’을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연 2회 열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학이 가진 잠재력을 지역사회로 흘러가게 해 경제와 문화예술을 살릴 것”이라며 “많은 대학이 강북에 몰려 있는 만큼 캠퍼스타운 조성이 지역 균형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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