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로 대주주인 산업은행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부실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는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 담당 부총재(전 산업은행 회장)가 25일 열린 첫 AIIB 연차총회에 불참했다. 관례상 주요 임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참석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부총재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첫 AIIB 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IIB에는 진뤼췬 총재와 각국을 대표하는 5명의 부총재가 있는데 출범 후 첫 행사에 홍 부총재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에선 홍 부총재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대우조선 부실에 대한 산은의 ‘관리 태만’ 책임자로 지목된 데 부담을 느껴 대외 접촉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IB 본부가 있는 베이징 금융가 호텔에 거주하는 그는 한국 언론들의 대면, 전화 접촉 요구 등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연차총회에 참석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홍 부총재를) 보지 못했다”며 “자연스럽게 조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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