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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맞은 러시아, 유럽 내 영향력 확대 기대감… ‘중러 독자체제 구축’에도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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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맞은 러시아, 유럽 내 영향력 확대 기대감… ‘중러 독자체제 구축’에도 주력

입력
2016.06.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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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신화망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신화망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따라 러시아는 외교ㆍ안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넓어졌다.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대 러시아 제재 및 압박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러시아는 중국과의 전략적 밀착 행보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브렉시트가 지정학적으로 서방과 대결하고 있는 러시아에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가 EU의 분열은 물론 서방 군사동맹체인 나토의 약화로 이어지면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측과 군사ㆍ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해온 러시아의 대외정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경제적으로도 당장은 러시아산 원자재의 유럽 수출 차질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그간 발목을 묶어온 EU의 경제제재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전에 없이 커졌다.

실제로 영국은 EU의 러시아 제재 과정에서 강경론으로 일관해왔고 유럽 국가들 중 나토에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EU의 국방ㆍ외교력이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난민 문제 등에 따른 EU의 결속력 약화가 나토의 안보동맹에도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외교전문가 마이클 맥폴이 브렉시트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외정책의 큰 승리”라고 평가한 건 이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특히 EU의 혼란이 소련 해체와 함께 상실하다시피 한 유럽 내 영향력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 및 경제ㆍ안보협력에 주력해온 러시아로서는 이른바 남하정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쇠락하는 EU를 대체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러시아가 중국과 ‘신밀월’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ㆍ군사적으로 미국을 축으로 한 서방과 대립하는 점에선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중국을 국빈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을 겨냥해 “국제 문제에 대한 무력ㆍ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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