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ner time에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농경 사회의 전통식사가 산업화를 거치며 그 내용과 시간적 패턴은 크게 달라졌고, 그에 따라 명칭이나 구분 또한 달라졌다. 지난번에 소개한 미국의 식사문화와는 달리, 영국과 유럽은 dinner과 supper를 구분한다.
우선 호텔 또는 B&B 여관에서의 아침 식사에서는, English Breakfast냐 Continental Breakfast냐는 질문이 나온다. 보통 eggs, bacon, sausages, baked beans, tomatoes 등을 따뜻하게 데운 영국의 Full Breakfast는 Victoria 시대를 거쳐 활성화됐다. 하지만 1800년 이전, 하루 중 가장 큰 식사는 dinner였다. 중세기에는 귀족층이 정오나 13시경에 정찬(dinner)을 먹었는데, 이것은 수십 명의 하인들이 준비하던 식사로,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아침부터 몇 시간씩 준비하였고, 식사 자체도 몇 시간씩 이어졌다. 반면에 중산층 상인들은 장사를 하느라 이보다 나중 시간인 오후 1-2시에 dinner를 서둘러 먹었다. 이후 다시 일을 하였으며 농부들은 아침부터 일한 뒤 정오쯤에 하루 중 가장 큰 식사인 dinner를 하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하루 중 가장 큰 식사를 noon에 하던 것이 의아해 보인다. 하지만 당시의 농업 환경을 감안하면 이해가 된다. 노동자층이든 귀족층이든 supper는 일몰 전후의 식사였다. 귀족층은 약간 이르게 4-6시 사이에 먹었고 농부들은 일몰 이후인 낮의 dinner때 남은 것을 먹었다. 당시 권력층들은 일이 바빠 dinner를 미루다가 집에 가서 먹는 경우에는 오후 4-6시경 식사했는데 이럴 때 dinner 시간은 일반인보다 훨씬 늦어져 supper는 밤 8-9시일 때도 있었다.현대인은 아침을 대충 들거나 생략하는데 당시에는 아침이나 dinner는 꼭 챙겨 먹었고 supper는 사정에 따라 생략하였다. 중세기부터 셰익스피어 시대의 기록을 보면 luncheon과 nuntion 혹은 nuncheon 언급이 나온다. nuntion은 dinner와 supper 사이에 농부들이 빵과 에일 맥주를 마시던 새참 식사였고, luncheon은 dinner가 사정상 미루어질 때 여성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아침과 dinner사이에 먹던 스낵이었다. Luncheon이 다소 고전어처럼 들리지만 사용 배경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요약해 보면 Dinner는 영국의 evening meal로서 저녁 6시부터 9시 사이에 가족이나 친한 사람과 먹던 것이고, Dinner date는 연인과 로맨틱한 식당에서 먹는 것이었다. 학교나 직장의 구내 식당에서 먹는 점심은 dinner라고 부르기도 했다. Supper는 저녁 7시30분 이후부터 9시 사이에 주로 집에서 먹는 식사로 통하는데 구식 명칭이어서 젊은 층에서는 그냥 dinner라고 부른다. 그래서 농담조로 하는 말이 저녁을 간단하게 집에서 먹으면 supper고, 밖에서 먹거나 정식 식사로 크게 먹는 것은 대부분 dinner라는 것이다. 이처럼 단어의 명칭들도 조정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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