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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ㆍ도박 끗발… 확률의 비밀은?

입력
2016.06.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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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핸드 지음ㆍ전대호 옮김

더퀘스트 발행ㆍ300쪽ㆍ1만7,000원

살다 보면 일어날 성싶지 않은 일이 종종 일어난다.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데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믿기 힘든 얘기가 있다. 미국의 로이 설리반은 공원 경비원이었다. 그는 1942년에 벼락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1969년 7월, 1970년 7월, 1972년 4월, 1973년 8월, 1976년 6월, 1977년 6월까지 총 7차례 벼락을 맞았다. 이 일곱 번의 낙뢰 모두를 섀넌도어 국립공원의 관리 책임자가 증언하고 의사들이 확인했으니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내놓는 ‘폭풍 자료(Storm Data)’에 따르면 1959년부터 1994년까지 매년 미국인이 벼락에 맞을 확률은 240만분의 1이다. 이렇게 낮은 확률의 사건이 로이 설리번에게는 7번이나 연속으로 일어난 것이다.

영국 왕립통계학회 회장을 역임한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대 교수인 저자 데이비드 핸드는 수많은 사례를 들어 왜 이런 일들이 빈발하는지, 그게 왜 기적이 아니며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야 하는지를 ‘우연한 일들의 법칙(improbability principle)’을 통해서 설명한다. 우연한 일들의 법칙이란 “어떤 일이 발생할 기회가 충분히 많으면 그 일은 거의 확실히 발생한다”는 어찌 들으면 다소 뻔해서 법칙 같지도 않은 법칙이다. 하지만 이 법칙은 너무나 위대해서 우주의 탄생, 생명의 출현과 진화마저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막강한 법칙이다.

우연의 법칙은 단일한 방정식은 아니다. “함께 엮여서 서로를 강화하는 가닥들의 집합”이며 그 “주요 가닥들은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등 총 5개나 된다. 이 중에 하나만 작동해도 겉보기에는 개연성이 극히 낮은 사건-예컨대 한 사람이 여러 번 로또에 당첨되는 일, 금융 위기, 문어가 월드컵 승부를 연속해서 맞추는-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법칙들은 한데 엮여서 작동할 때 진정한 힘이 발휘된다.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로또에 100% 당첨되는 방법이 뭔지, 도박이나 스포츠에 소위 ‘끗발’이란 게 과연 있는 건지, 월드컵 경기 결과를 모두 맞힌 문어의 비밀은 무엇인지, 노스트라다무스가 최고의 예언가가 될 수 있었던 비법이 무엇이었는지 등의 얘기가 여러 법칙과 함께 등장한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확률과 통계에 근거한 과학적 인식 및 연구 방법론에 관한 책이다. 인간의 진화 과정, 우주 탄생 과정, 복잡한 생명체의 탄생 과정 등을 짚어본다. 저자는 다윈의 자연선택 원리도 ‘아주 큰 수의 법칙’과 ‘선택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 ‘패턴 찾기’에 민감하도록 진화해왔다. 이 과정은 대개 오류를 수반하기 마련이며, 인간은 가짜 패턴에 한없이 취약한 ‘편향의 동물’이다. 저자는 우리가 가짜 패턴에 속지 않고 그 허구성을 찾아 내어 올바르게 사고하는 방법이 뭔지를 알려 준다.

<과학책 읽는 보통 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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