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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입 43년 만에…영국 '고립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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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입 43년 만에…영국 '고립의 길'로

입력
2016.06.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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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포토아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3시에 시작된 가운데 22일 런던에서 유니온 잭과 EU 깃발이 나란히 휘날리고 있다.
그림 1포토아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3시에 시작된 가운데 22일 런던에서 유니온 잭과 EU 깃발이 나란히 휘날리고 있다.

영국은 끝내 유럽연합(EU)을 떠났다. 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은 고립주의를 선택하고 말았다. 영국이 가입 43년 만에 EU와 결별함으로써 유럽은 물론 세계 정치·경제 지형의 대격변이 예상된다. 반난민 정서에 힘입은 브렉시트가 EU 이탈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극단적 고립주의의 범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3일(현지시간)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 탈퇴와 잔류가 각각 51.9%와 48.1%로 집계됐다고 24일 전했다. 영국 등록 유권자 4,649만여 명 가운데 72.2%인 약3,350만명이 참가한 국민투표에서 1,740만여 명이 탈퇴에 투표했다. 이로써 영국은 1973년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 만에 ‘탈유럽’을 선언했다.

브렉시트의 현실화로 영국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국민투표를 밀어붙이면서 EU잔류 캠페인을 주도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책임을 지고 10월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내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나라를 이끌 선장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경제 충격에 더해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과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이 빨라질 경우 영국은 영연방 체제의 균열이라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사상 첫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은 EU도 패닉 분위기다. 브렉시트에 따른 ‘이탈 도미노’ 현상마저 감지되고 있어 EU는 최대 위기를 맞았으며 유럽공동체의 붕괴라는 탄식도 흘러 나왔다. EU 정상들은 다음 주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갖고 영국의 탈퇴와 함께 27개 회원국으로 줄어드는 EU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EU 정상회의 도널드 투스크 상임의장은 브렉시트 결과 발표 직후 “오늘 결과가 특히 영국에게 어떤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지 예견할 수 없다”면서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EU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하더라도 EU 27개 회원국은 통합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EU이탈과 유럽공동체 붕괴 소식에 국제사회는 우려를 금치 못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유럽과 영국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인 만프레트 베버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존중하며 동시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특별대우는 없다. 탈퇴는 탈퇴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런던=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3시에 시작된 가운데 사진은 22일 런던의 빅벤 앞에 유니온잭이 펄럭이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후 3시에 시작된 가운데 사진은 22일 런던의 빅벤 앞에 유니온잭이 펄럭이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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