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라면이 면발을 기름으로 튀긴 ‘인스턴트 식품’이지만 일본의 라멘은 생면을 쓴 엄연한 요리의 한 종류다. 우동, 소바(메밀국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적인 면음식이다.
라멘 중에서도 일본에선 삿포로(札幌)‘미소라멘’, 기타가타(喜多方)‘쇼유라멘’, 하카다(博多)‘돈코츠라멘’을 3대 라면으로 꼽는다.
삿포로 미소라멘은 홋카이도 지역에서 흔한 짭조름한 맛을 기본으로,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국물이 궁합을 맞춘 게 특징이다. 된장으로 국물을 내 한국인에게 익숙한 구수한 맛이 난다. 채소를 잘게 썰어 면 위에 얹는 방식이 삿포로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게 현지 음식업계의 설명이다.
기타가타 쇼유라멘은 3ㆍ11 대지진이 일어났던 후쿠시마(福島) 지역에서 탄생한 라멘이다. 일본 전통 간장을 이용해 산뜻한 국물맛이 돼지뼈나 해산물이 합쳐져 은은한 맛을 낸다. 쇼유라멘의 발상지가 후쿠시마 지역이라 방사능 사고를 연결시킬 수도 있지만 방사능 오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돈코츠라멘은 남쪽 규슈(九州)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하카다는 규슈의 중심지인 후쿠오카 동부지역의 옛 이름이다. 국물이 걸쭉한 게 특징이어서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체질이라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 라멘을 대표하는 종류여서 돈코츠라멘 맛보기에 실패한다면 일본라멘의 세계에 입문하기 힘들다. 돼지고기를 서 너점 올리면 챠슈멘, 다진 파가 잔뜩 들어갈 경우 네기라멘으로 불린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