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탐지정보 교류, 사드 배치 다시 탄력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화성-10) 발사가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우리 군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 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군의 ‘킬체인’을 무수단에 적용하기 어렵고, 다른 대응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한미일 3국 간 탐지정보 공유 확대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거리 3,000~4,000km의 무수단은 한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미국령 괌 기지와 주일 미군기지 등 유사시 한반도 증원 전력을 타격권에 넣고 있어 우리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다.
군은 북한의 핵ㆍ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구축 중인 킬체인으로 무수단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사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에 먼저 타격하는 것이 킬체인의 핵심이다. 하지만 무수단 위협은 현실이 된 반면 킬체인 구축 시점은 2023년으로 7년이 남아 있다. 또 이미 전개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일일이 찾아내 먼저 타격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늦어버린 게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킬체인 구축보다 한미일 간 군사협력, 특히 대북 탐지정보 교류 확대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일 3국 간 정보교환의 형평성의 문제가 있겠지만, 탐지정보 교환 시스템 구축을 서두를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3국은 ‘대북 군사정보공유약정(TISA)’을 2014년 체결했으나, 실제 정보교류는 초보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론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사드가 무수단을 요격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전반적인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급진전하면서 사드 배치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군 고위 관계자는 "무수단이 성과를 냈다면, 그 이하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 능력은 이미 상당한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3일 국방부에서 열린 상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완전한 고립과 자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은 회의에서 '킬체인'과 북한 탄도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기로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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