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등급인 중신용자 고금리 부담 완화…대출한도 최대 2,000만원
근로소득 2,000만원, 사업소득ㆍ연금소득 1,200만원 등 요건 갖춰야
상환은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균등상환 방식
연 6~10% 수준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중(中)금리 대출상품이 내달 5일 9개 은행, 전국 6,000여 지점에서 일제히 출시된다. 은행 문턱이 높아 저축은행 대출이나 카드론 등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야 했던 신용도 4~7등급 중ㆍ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와 전국은행연합회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중금리 대출 상품인 ‘사잇돌’ 출시 상황을 점검하고 내달 5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잇돌은 ‘아랫돌과 윗돌 사이에 작지만 단단하게 괴어진 돌’이라는 의미로, 연 20%대 고금리와 연 5% 이하 저금리로 양분된 대출 시장에서 중신용자의 대출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작명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출시상황을 점검하면서 “중금리 시장 활성화는 서민들의 금융 접근성 제고와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권 전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박한 과제”라고 출시 배경을 밝혔다.
사잇돌 중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는 연 6~10% 수준이며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실제 대출신청자에게 적용되는 금리와 한도는 상환능력 평가와 성실거래실적, 부채 수준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능력에 맞게 빌리고 꾸준히 갚을 수 있도록 상환방식은 거치기간 없이 대출 실행 다음달부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결정됐다.
중금리 대출의 목표 고객은 은행 대출이 어려워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했거나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신용등급 4~7등급 위주의 중신용자다. 사회초년생, 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은 있으나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금융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완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신용등급 8~10등급인 저신용자의 경우라도 상환여력에 따라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의 소득 요건은 갖춰야 한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6개월 이상의 재직기간(전 직장 재직기간 포함)과 2,000만원 이상 연간 소득, 자영업자 등 사업소득자는 1년 이상 사업 유지와 1,200만원 이상 연소득이 기준이다. 안정적인 소득으로 꼽히는 연금수령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한달 이상 연금을 받았다는 증명과 함께, 연간 연금 수령액(근로소득 포함)이 1,200만원을 넘어야 한다.
사잇돌 대출은 NH농협, 신한, KB국민, KEB하나, IBK기업, 우리, 수협, 제주, 전북은행 등 9개 은행 6,018개 지점에서 우선 취급하며, 신한ㆍ우리은행의 경우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면 모바일 대출도 가능하다. 9월부터는 부산, 대구, 경남, 광주은행 등과 저축은행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은행권에서 5,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운용추이를 봐가며 추가 공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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