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관련 기록이 없어 베일에 싸여 있던 전북 김제시 성산성의 축조 기법이 1,000년 만에 밝혀졌다고 23일 밝혔다.
김제 성산성은 잔존 상태가 양호한 서쪽 성벽을 대상으로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판축(板築) 기법을 이용해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됐음이 확인됐다. 판축기법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겹겹이 쌓는 방법으로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 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성산성은 김제시의 주산(主山)인 성산(城山)의 정상을 둘러싸고 있음에도 축조 관련 기록이 없어 그간 체계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
중요 비지정 매장유적의 학술적 가치 규명을 위해 진행된 이번 조사를 통해 성곽이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조성됐음을 추정케 하는 유물도 여럿 발견됐다.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많았고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 성곽이 국가 시설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관(官)’자가 찍힌 기와도 발견됐다. 최하층 판축토성의 경우에는 축조 기법이나 축조 재료 등을 감안할 때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성산성 발굴 조사 성과는 24일 오후 3시 30분에 공개되는 발굴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