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3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북한명 화성-10) 시험발사와 관련, “(핵탄두) 운반수단이 성공한 것이어서 대단히 기쁘다”며 “이제 미국을 당당히 상대해줄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 부국장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핵무기로 조선(북한)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그에 대처해 핵무기 능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부국장은 이어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은 무의미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은 본래 조선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이었는데 이제는 사명이 변해야 할 것 같다”면서 “미국의 위협 때문에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었고 이제는 운반수단도 원만하게 갖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그런 회담은 지금으로써는 우리가 (참여할)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개최된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서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와 평화조약 체결, 세계 비핵화 등을 거론하며 “세계 비핵화 전에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 “6자회담은 죽었다” 등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모두 참가한 NEACD에서 “우리가 만든 핵은 다치지(건드리지) 말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끝나는 때에 가서 볼 일이란 점을 명백히 밝혔다”고 소개했다. 최 부국장은 이번 회의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회동을 비롯해 양자적인 접촉들이 많이 이뤄졌다면서도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중국에 대해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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