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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치고 16년간 해외도피 뺑소니범 징역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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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치고 16년간 해외도피 뺑소니범 징역 4년

입력
2016.06.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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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원심 파기 1년 감형

미국서 시민권 신청하다 덜미

피해자 아버지 범인 찾다 사망

한국일보 자료사진/2016-06-23(한국일보)
한국일보 자료사진/2016-06-23(한국일보)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석재)는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16년간 해외로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5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손씨는 지난 1999년 11월 29일 오후 6시 25분쯤 전북 김제시 공덕면의 한 도로에서 시속 70㎞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길을 건너던 이모(당시 13)양을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양은 맞은편 차로 버스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해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CCTV가 없었고 날이 어두운 탓에 경찰은 뺑소니범을 검거할 수 없었다. 손씨도 사고 직후 차량을 처분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도주해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그 사이 이양의 아버지는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하지 못한 채 질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는 듯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수사당국은 손씨를 지명 수배했고 인터폴도 수배를 내렸다. 이후 손씨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시민권을 신청하려다가 16년 만에 결국 덜미가 잡혀 미국 이민국에 검거돼 국내로 인도, 구속 기소됐다.

손씨는 재판 과정에서 “미국에 부양할 미성년의 자녀가 있다”라며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 받자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족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 반성하며 유가족을 위해 2,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용서받으려고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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