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발사 성공을 공식 선언했다. 전날 북한이 무수단을 시험발사해 400km를 날린 지 하루만이다. 또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화성-10'이라고 명명했으며, 무수단의 잇따른 발사 실패 때문에 문책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락겸 전략군사령관도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지상대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0의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서 "적들은 물론 전세계가 이번 탄도로켓의 비행궤적만 보고도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의 능력을 바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에 대해 ‘화성-10’이라고 명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통신은 "태평양 작전 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됐다"며 "시험발사는 탄도로켓의 최대사거리를 모의하여 고각 발사체제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천둥같은 폭음을 터뜨리며 발사대를 이탈한 탄도로켓은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정점 고도 1,413.6km까지 상승비행해 400km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전날 오전 8시5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을 발사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으로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적이라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아울러 "시험결과 체계를 현대화한 우리 식 탄도로켓의 비행동력학적 특성과 안정성 및 조종성, 새로 설계된 구조와 동력계통에 대한 기술적 특성이 확증되었으며 재돌입구간에서의 전투부 열견딤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밝혀 무수단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시험도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날 노동신문도 여러 면에 걸쳐 무수단 시험발사 성공 소식을 크게 전했다. 1면에는 시험발사에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활짝 웃는 모습을 비롯해 국방과학 부분 관계자들과 얼싸안고 성공을 축하하는 모습, 무수단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들이 실렸다.
무수단 발사가 최근까지 연달아 실패하며, 문책됐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도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은 이날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관인 전략군 대장 김락겸 동지가 맞이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6∼9일 열린 제7차 당대회에서 진행된 제7기 제1차 전원회의를 통해 김락겸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 배제한 바 있어 김락겸이 결국 문책됐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무수단 시험발사 결국 성과를 나타내며, 김 위원장의 더욱 큰 신임을 얻게 될 전망이다.
앞서 북한은 전날 새벽 5시58분 5차 무수단 발사를 감행했지만, 150km를 날아가다 공중폭발하며 실패했다. 이어 8시5분 무수단 6차 발사를 감행했으며, 이 미사일은 400km를 비행하고 공중폭발했다. 지난 4월15일 북한의 무수단 첫 발사가 이뤄진 이후 1~4차 발사는 발사 뒤 수십초만에 폭발하는 등 모두 실패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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