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고급 외제차에 뛰어들어 보험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천천히 지나가는 고급 외제차에 일부러 뛰어들어 사고를 낸 뒤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탄 혐의(사기)로 김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이면도로에서 주차할 곳을 찾던 A(41)씨의 벤츠 차량에 뛰어들어 우측 어깨를 부딪힌 뒤 뒹굴었다. 어설픈 연기를 눈치챈 운전자 A씨는 그에게 항의한 뒤 현장을 떠났지만 김씨는 A씨를 뺑소니로 신고, 병원에 2주간 입원해 보험금 250만원을 타냈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2년간 4회에 걸쳐 보험금 1,02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뺑소니 신고를 수사하던 경찰은 김씨의 교통사고 피해 횟수가 많다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해 폐쇄회로(CC)TV 분석에 나섰고 김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화물차 운전을 하던 김씨는 교통사고를 내거나 당한 경험이 많아 사고 후 병원에 입원하면 손쉽게 보험금을 타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를 악용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에 보험사 직원이 올 경우 블랙박스 등을 확인, 범행 발각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고 후 “괜찮다”며 운전자를 안심시킨 뒤 다음날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타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등 전과 9범인 김씨가 조사에서 범행 대부분을 시인했고,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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